광복 후 남북분단에 따라 휴전선에 가로막히면서 한국은 실질적인 섬나라(?)가 됐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해양화가 국가발전 핵심전략으로 채택되면서 본격적으로 바다로 나가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항만처리물동량 세계 4위, 선박 건조 세계 1위, 선박 보유 세계 8위, 수산물 생산 13위, 쇄빙연구선 건조와 운영 등 세계 12위권의 해양력을 가진 해양국가로 발전했다.
산업이나 과학 등 외양적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해양국가로 발전했으나 정신이나 문화 측면은 함께 발전하지 못했다. 바다는 여름 한철에 피서지로 여길 뿐이다. 험하고 위험하고 가까이 하기에 달갑지 않은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도 사실이다. 해양에 대한 정부 학계 산업계와 일반 국민의 인식의 간극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한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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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담보할 마지막 보고(寶庫)로서 해양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국립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동삼동 혁신도시 내 4만5444m²의 대지에 1100억 원을 투입해 총건축면적 2만5279m²의 4층 규모로 들어선다. 금년 12월에 착공하여 2012년 5월 개관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종합해양박물관으로 문화 역사 과학 산업의 측면에서 해양의 모든 것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해양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정보, 지식 및 재미를 함께 선사하는 해양교육과 체험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국립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은 현재 커다란 숙제를 안고 있다. 전시유물 수집이다. 최첨단 시설을 갖출 국립해양박물관의 상설전시 공간은 4402m²이다. 이 전시공간에 들어설 해양 관련 유물을 단시간에 모으기는 쉽지 않다. 전시유물이 빈약한 박물관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정부에서는 박물관 개관 전까지 해양 유물실태를 조사하고 의미 있는 해양유물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유물 수집은 정부의 일방적 노력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다.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국민 여러분의 협조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 국립해양박물관은 해양유물을 기증할 여러분의 고귀한 손길을 기다린다. 해양의 흔적과 역사를 담은 용품이나 예술품이라면 무엇이든지 국립해양박물관을 완성하고 품격을 높여 가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호응을 기대한다.
최장현 국토해양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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