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새 화폐 도안 특징
조선신보는 4일 북한의 새 화폐 사진도 공개했다. 총 9종의 지폐와 5종의 동전으로 구성된 새 화폐의 주요 특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계의 신격화를 더 노골화했다는 것이다. 보도는 “화폐의 주체사상 예술적 내용과 권종 구성을 개선하고 현대적인 화폐제조기술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새 돈은 백두산 3대 장군의 영도업적과 선군시대의 면모를 사상 예술적으로 풍부히 반영했다”고 전했다.
최고액권인 5000원짜리에는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와 만경대 생가가, 새로 생긴 2000원 지폐에는 김 위원장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백두산과 생가 통나무집 도안이 담겼다. 1000원 지폐 앞면에는 김 위원장 생모인 김정숙의 함경북도 회령시 생가가, 뒷면에는 김정숙이 빨치산 시절 김일성에게 물을 떠다 바쳤다는 삼지연 연못이 담겼다. 고액권의 순서대로 김일성-김정일-김정숙이 담긴 셈이다. 다만 2000원과 1000원 지폐에는 김정일과 김정숙의 초상화가 들어가지 않았다.
화폐 도안은 김 위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다. 500원 지폐에서는 김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 사진이 빠지고 그 대신 평양 개선문 도안이 들어갔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2002년과 2008년에도 화폐개혁을 시도했으나 부작용을 고민해 유보했거나 미리 준비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2009년에 새로 찍은 화폐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