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외고를 포함한 특목고 경쟁률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9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경기지역 외고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6.73 대 1에서 올해 3.68 대 1로 떨어졌다. 전주 상산고도 8.2 대 1에서 올해 4.5 대 1로 떨어졌고,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경쟁률이 떨어졌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입시업계에서는 이처럼 지방 학교 경쟁률이 떨어진 이유로 서울지역 첫 번째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 개교를 손꼽는다. 올해는 특목고 중 한 곳만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 민사고나 상산고에 지원할 학생이 하나고로 몰렸다는 것이다. 학생이 사는 시도 소재 학교만 시험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주요 하락 원인이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최근 외고 폐지 논란으로 일부 수험생이 외고 지원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외고는 지방 학교보다 경쟁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복수 지원이 금지돼 하나고에 응시한 1475명은 외고 시험을 치를 수 없다. 또 경기지역은 자율형사립고가 안산 동산고 한 곳뿐이지만 서울은 자율고가 13곳이나 된다. 자율고에 응시하려면 외고 시험을 볼 수 없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영어 듣기 시험이 쉬워지고 구술 면접 형태가 달라진 영향도 서울지역에서 더 많이 받을 것”이라며 “내신 성적 격차를 뒤집을 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 학생들이 자율고로 몰릴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