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하얼빈서 의거 100주년 기념식
안중근(安重根) 의사 의거 100주년인 26일 국내외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의거 현장인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시에서는 이날 조선민족예술관 6층 대강당에서 ‘백년의 기억(百年追憶)’을 주제로 기념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한국에서는 국가보훈처와 독립기념관 광복회 국사편찬위원회, 중국에서는 중국사회과학원, 조선민족예술관 및 하얼빈 시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하얼빈 시에서 열린 기념식에 한국의 정부 및 독립 관련 단체 관계자가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식행사는 안 의사가 100년 전 한반도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향해 하얼빈 역에서 총을 발사한 시간인 오전 9시 30분 불 꺼진 행사장에서 상영된 기록영화에서 총성이 울리면서 시작됐다.
김주현 독립기념관장은 국가보훈처장을 대신한 기념사에서 “조국 광복에서 더 나아가 인류 공영의 대의를 품었던 안 의사의 드높은 기상은 국경을 넘어 중국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퍄오젠이(朴鍵一) 중국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중심 주임은 “한중 양국이 기금을 조성해 안 의사의 동북아평화론을 구체화할 사업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기념식 뒤엔 예술관 2층에 국가보훈처 지원으로 제작된 높이 190cm, 무게 158kg의 안중근 동상 제막식도 열렸다.
한편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앞 광장에서는 정운찬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광복회원, 안 의사의 손녀 연호 씨(72) 등 유족 10여 명과 시민 등 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중근의사숭모회 주최로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는 ‘백년의 애국, 천년의 번영’을 주제로 기념공연, 기념사, 독립군가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정 총리는 기념사에서 “안 의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족혼의 표상이며 세계평화를 일깨우는 등불이 되고 있다”며 “(안 의사의) 동양평화와 인류 공영의 정신은 지금도 세계인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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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