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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처 ‘CES 틈새시장’서 눈에 띄네

입력 | 2009-01-12 02:58:00

 태양과 바람으로 충전하는 휴대전화 11일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09’에서 선보인 ‘에코 스카이 충전소’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해 무료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영상통화 인터넷전화… 프린터기능 디지털액자… 교도소용 TV

“캘리포니아 현지 사업자가 찾아와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안하는데 마침 우리 회사가 개발을 끝낸 제품이더군요. 함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09’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 시간) 만난 인터넷전화(VoIP) 개발사 C&S의 박병욱 과장은 몹시 고무된 모습이었다.

박 과장은 “지난해 매출액은 160억 원이지만 인터넷전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올해는 5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영상통화가 되는 인터넷전화는 경쟁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S가 부스를 차린 곳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인근 힐턴센터의 한국관. 글로벌 경기불황 탓에 한국 중국 홍콩 대만 등 4개 국가관이 자리한 힐턴센터 역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의 허진학 차장은 “사전 등록 인원이 8% 정도 줄어든 데다 3, 4일씩 머물던 바이어들이 올해는 하루 이틀만 왔다 가기 때문에 체감 인원은 훨씬 더 적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일부 한국 벤처기업이 독자기술이나 틈새시장 전략으로 오히려 사업 확대의 기회를 찾고 있었다.

프린터 제조업체 프리닉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프린터 기능을 갖춘 디지털액자를 들고 전시회에 나왔다.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출신들이 주축을 이뤄 2005년 설립한 이 회사는 직원이 10명에 불과하지만 올해 매출 25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나마 불황 때문에 크게 낮춰 잡은 수치.

이 회사의 김현수 해외마케팅팀장은 “프린터만으로는 HP 캐논 코닥 등 대형 업체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디지털액자와 프린터를 융합했다”며 “독일 리플렉타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계약을 끝냈고 일본 및 프랑스 회사와도 이번 전시회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나 구체적인 계약 논의가 오갔다”고 말했다. 프리닉스는 무선인터넷 기능을 첨가한 제품을 개발해 크리스마스 시즌 전에 내놓기로 미국의 한 대형 바이어와 합의하기도 했다.

모니터 등에 쓰이는 거치대 제조업체인 에이스힌지텍은 이날 미국의 헬스케어 관련 업체와 5억 원 상당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는 삼성 모니터와 LG TV용 매출 비중이 85%에 이른다. 지난해 자체 개발한 ‘암 힌지’의 매출 비중을 향후 30∼40%까지 올릴 계획인데 이번에 첫 계약이 이뤄진 것.

2003년 한국전자에서 TV 부문이 분사해 나온 KTV는 철저하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사례다.

미국에선 병상마다 개인TV가 있다는 데 착안한 ‘10인치 TV’와 흉기를 숨길 수 없도록 외장을 투명하게 제작한 ‘교도소용 TV’로 짭짤한 이익을 보고 있다.

구희명 KTV 영업2팀장은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 바이어들도 가격을 10∼15% 깎으려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오늘 만난 파나마 출신 바이어가 쿠바에 생산라인을 만들어 중남미 시장을 타깃으로 공동사업을 제안하는 등 새로운 기회도 보인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