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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우승후보 KCC 시련의 계절

입력 | 2008-11-26 03:02:00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이름으로 친숙한 TGIF는 ‘Thank God It’s Friday(고마워라, 금요일이네)’의 약자로 주말을 앞둔 해방감을 의미한다.

하지만 허재 KCC 감독은 되레 올 시즌 금요일만 되면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져 한숨이라도 쉴 것 같다. 주말 경기에서 좀처럼 이겨본 적이 없어서다. 특히 개막 후 토요일에 치른 3경기에서는 전패를 당했다. 1일 개막전이던 오리온스전에서 패한 뒤 5연승을 달리다 15일 시즌 두 번째 토요일 경기를 치러 동부에 56-79로 완패한 데 이어 22일 모비스에 12점 차로 패했다. 특히 최근 2주 연속 주말 2연전에서 4패를 당해 공동 선두에서 공동 4위까지 처졌다. 시즌 5패(6승)가 모두 토, 일요일에만 나왔다.

허 감독은 15, 16일 동부와 모비스에 연패한 뒤 연고지 전북 전주의 호텔 방에서 룸서비스로 소주 2병을 마시고도 부족해 양주 1병을 들이켠 뒤에야 겨우 잠자리에 들 만큼 고민이 많았다. 신인 최대어 하승진(222cm)을 영입해 코트 안팎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우승 후보로 지목됐기에 극심한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사석에서 허 감독은 “한 번 이기면 우승한 것처럼 너무 좋다가도 한 번 지면 꼴찌로 처진 것 같다”며 심경을 털어놓았다.

KCC의 불안한 행보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량감 있는 리더의 부재도 아쉬워 보인다. 삼성 이상민, 동부 김주성, KTF 신기성, KT&G 주희정 등은 코트 안팎에서 동료들을 이끌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해내는 반면 KCC에서는 그런 지휘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추승균은 지난 주말 2경기에서는 연이어 5득점에 그쳤다. 전술 운용의 무게중심이 서장훈, 하승진 쪽으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줄어들었고 포인트가드 임재현은 동료들을 고르게 살려주는 플레이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서장훈도 출전 시간 감소에 입이 나온 상태다.

아직 시즌 초반이니만큼 허 감독이 시행착오를 줄이며 뛰어난 ‘구슬’들을 어떻게 꿰어 나갈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지 않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