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고향’ 시카고 행적 따라가보니…
본보 하태원 특파원 현장르포
알트겔드가든 ‘중재자 면모’ 보이며 시민운동 첫발 뗀 곳
20년다닌 교회 관광지 방불…‘목사 발언’의식 교회는 차분
오바마의 자택 곳곳에 접근 막는 바리케이드 삼엄한 경계
시카고의 흑인밀집지역인 사우스사이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80년대 중반부터 ‘담대한 희망’을 키워 온 정치적 고향.
제44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5일 이곳은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였다.
사우스사이드, 그리고 당선인 자택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이 “변화와 개혁은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운 일”이라며 “이제는 진정으로 미국 전체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알트겔드가든’ 지역. 오바마 당선인이 1985년부터 3년간 지역사회 활동을 펼친 곳이다. 시민운동의 첫발을 뗀 곳이기도 하다. 공장과 쓰레기매립장 등이 밀집해 있고 주민의 97%가 흑인인 이곳에서 그는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들의 권익신장운동을 벌였다.
당시 오바마 당선인과 주거환경개선운동을 함께 했던 에드워드 폰틸로이 씨를 만났다.
“현재의 알트겔드가든은 갱들이 출몰하고 지역 전체가 슬럼화됐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다른 세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에요. 당시 오바마는 선생이었고, 사회운동가였고, 동시에 중재자였어요. 주민들은 ‘그 사람’ 때문에 뭔가 변화를 하려고 했지요.”
어머니가 오바마 당선인과 함께 활동한 인연으로 그를 알게 됐다는 교사 제시 길모어 씨는 어머니를 통해 만났던 오바마 당선인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바싹 마른 체격에 대단히 영리하고 예의바른 청년이었어요. 무작정 투쟁을 부추기기보다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뒤 시 당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곤 했어요. 지금도 오바마 당선인이 주민들을 면담하던 교회를 지날 때면 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맞아줄 것 같아요.”
웨슬리유나이티드 감리교회의 클레어런스 샌더스 목사는 1986년 오바마 당선인 주도로 지역주민들이 연합집회를 가졌던 때를 떠올린 뒤 “아파트 벽의 석면 제거를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시 당국이 즉각 조치를 취해줬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알트겔드가든 주거환경 개선운동은 오바마 당선인이 관여했던 ‘지역발전 프로젝트(DCP)’가 추진했던 사업 중 하나였다.
2000년부터 오바마 당선인과 알고 지내면서 현재 DCP의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