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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육정수]인천상륙작전 再現

입력 | 2008-09-10 02:56:00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1950년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구상을 미국 워싱턴의 군 수뇌부에 올린 것은 7월 15일이었다. 수뇌부는 물론 맥아더의 휘하 장군들도 극력 반대했다. “인천은 모든 악조건을 갖고 있다.”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것이다.” 맥아더는 “5000분의 1의 확률을 가진 도박이지만 적에게 결정타를 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수뇌부는 자연조건이 더 좋은 군산이나 평택을 권유했으나 조건이 나쁜 인천을 택해 적의 허(虛)를 찔렀다.

▷일본 도쿄의 유엔군사령부에서 D데이(9월 15일)를 기다리고 있던 맥아더는 부관을 워싱턴에 보내면서 ‘크로마이트(Chromite) 작전 계획서’를 하루 전날 수뇌부에 전하라고 명했다. 수뇌부가 작전을 연기시키거나 상륙 장소 변경을 요구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부관이 미 국방부에 나타나 작전 계획서를 내놓았을 때 이미 인천 월미도에선 함포 사격으로 북한 공산군의 새벽 단잠을 깨워 놓고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은 대한민국을 공산화 위기에서 아슬아슬하게 건졌다.

▷인천상륙작전에서 한국 해군과 해병대의 숨은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해 훨씬 적은 사상자와 짧은 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달여에 걸친 우리 해군의 사전 작전 덕분이었다. 8월 16일부터 금강산 함의 지휘하에 함정 8척과 장병 110명으로 구성된 부대가 인천 수로(水路)를 확보하기 위한 영흥도 덕적도 상륙작전을 감행했다. 두 섬의 북한군 병력과 무기, 방어태세를 상세히 파악해 인천상륙작전에 큰 도움을 준 것이다.

▷ 인천상륙작전 기념 축제가 어제부터 월미도와 맥아더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에서 다 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우리 해군의 최대(길이 200m, 폭 32m, 1만5000t급) 함정인 ‘독도함’도 상륙작전 재현(再現) 행사에 상륙함으로 참여한다. 다음 달 5일부터는 부산에서 국가원수의 해상 사열 의식인 관함식(觀艦式)이 10년 만에 열린다. 최신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도 참가한다. 우리 해군이 위용을 과시하며 58년 전 그날의 감격을 되돌아보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