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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개혁 3인방 “아, 옛날이여…”

입력 | 2008-02-28 02:55:00


취임초 인기 어디가고… 지지율 급락

사르코지 요란한 이혼-재혼에 佛국민 염증

英브라운-獨메르켈도 失政-개혁늦춰 추락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의 개혁을 이끌고 있는 세 지도자가 지지율 급락으로 고민하고 있다.》

▽사생활 연연=이들 중 지지도가 급전직하로 가장 많이 추락한 정상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다. 24일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이포프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취임 직후에만 해도 그의 지지도는 65%대로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1965년 정계 복귀 후 얻은 지지도(67%) 다음으로 높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기 급락은 요란한 개혁 구호에도 불구하고 구매력 향상 등 실질적인 개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 3개월 반 만의 이혼과 재혼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신중하지 못한 태도, 지나친 사생활 노출에 대한 국민의 염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기 하락과는 달리 그를 충실히 따르고 옹호하는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지지율 57%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개혁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기대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주춤한 개혁=독일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민당의 지지도가 확연히 떨어지고 있다.

기민당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24일 실시된 옛 서독 지역 3개 주 의회 선거에서 지난 선거 때보다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헤센 주 선거에서는 36.8% 득표에 그쳐 2003년 선거보다 12%나 표를 잃고 사실상 패배해 연정 구성의 주도권을 사민당에 넘겨줬다. 함부르크와 니더작센 주에서는 각각 42.7%와 42.5%의 지지를 얻어 최대 정당으로서 연정 구성의 주도권을 유지했으나 지난 선거 때보다는 득표율이 각각 4.5%와 5.8% 하락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독일 경제는 2005년 메르켈 총리 취임 이후 2006년 2.9%, 지난해 2.5%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이 같은 경제 성장이 메르켈 총리가 아니라 전임자인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개혁 정책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정작 메르켈 총리가 한 게 뭐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개혁의 고삐가 늦춰진 사이 옛 공산당 계열의 ‘좌파당’이 지난해 브레멘을 포함해 옛 서독 지역 4개 란트(지방)에서 의회 진입 저지선(5%)을 뚫고 주 의회에 진출했다.

▽실책 거듭=브라운 영국 총리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부도 위기에 처한 모기지 은행 노던록을 국유화하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26일 영국 콤레스·인디펜던트의 여론조사 결과 지금 당장 총선을 실시할 경우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가 이끄는 보수당이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을 11%포인트 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년 만의 최대 격차다.

브라운 총리는 노던록 부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실책을 거듭하다 결국 국유화 조치를 취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