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없는 기업은 죽은 것 세계 성장률 2배 이상으로 매년 회사 키우고 싶어요”
“성장은 신념과도 같습니다. 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황수(48·사진) GE코리아 사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GE타워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4.3% 늘어난 1조6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며 “회사를 매년 세계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올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항공기 엔진, 가전제품, 산업설비 등을 1조3000억 원어치 구매해 전 세계 GE 사업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 ‘성장’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쓰며 “올해 기존 사업 확대와 더불어 신(新)사업 진출에 강력한 시동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 끝없는 성장동력 발굴
황 사장은 “성장을 중시하는 새 정부에서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미국 본사에 투자 확대를 요청할 수 있는 여건이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금융을 들었다.
“GE는 비(非)은행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금융 감독당국의 인·허가 등 각종 규제 때문에 자유롭게 금융 사업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새 정부의 금융·산업 분리 원칙 완화 가능성 등으로 금융 산업의 성장 기대가 큽니다.”
GE코리아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채권을 사들여 자산 유동화를 통해 기업의 자금 흐름을 개선하고 산업설비 리스와 매각을 연계하는 등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 신사업으로는 보안장비 제조업, 수(水)처리 사업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헬스케어 산업 등을 꼽고 있다. 한미 FTA로 외국인의 방송사 소유 지분 제한이 풀릴 경우에 대비해 GE가 최대주주인 NBC유니버설을 통한 방송·통신사업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 패키지 판매로 국내 기업과 동반 성장
황 사장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GE의 제품 및 기술을 패키지로 한 ‘엔터프라이즈 셀링(Enterprise Selling·사업 판매)’으로 GE와 국내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시 개발 사업의 경우 GE가 국내 기업에 에너지, 금융, 수처리, 환경, 조명, 헬스케어 등을 경쟁력 있는 품질과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GE의 사례를 들며 인수합병(M&A)을 통한 국내 기업의 성장 전략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M&A로 몸집을 키우는 데 힘쓰기보다는 현재의 포트폴리오와 핵심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또 인수된 회사에 대해 우리 회사라고 여기기보다 이들의 다양성을 존중해 화학적으로 융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GE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일주일에 한 번꼴로 M&A를 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이 떨어진 가전제품과 보험 분야의 투자를 과감히 줄이고, △의료 △환경 및 에너지 △산업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미디어 등 6개 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1997년부터 GE에 몸담아온 황 사장은 2001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GE삼성조명 사장을 맡아 1년 만에 흑자로 만들었다. 세계 160개국, 31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GE의 차세대 리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황수 사장은
△1960년 서울 출생 △1983년 건국대 축산경영학과 졸업 △1989년 미국 미시시피대 농경제학 석사과정 졸업 △1989년 미국 쿼츠인터내셔널 입사 △1997년 GE 석영사업부 입사 △2001년 GE삼성조명 사장 △2007년 GE코리아 사장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