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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코로 즐기는 정통 중국 산둥식 가정요리

입력 | 2007-06-08 03:02:00

재료의 조합이 눈길을 끄는 무 삼겹살 볶음. 삼겹살의 고소한 맛이 무에 배어 독특한 맛을 낸다. 쫀득쫀득한 삼겹살과 부드러운 무의 질감도 조화롭다. 원대연 기자

중국 여행을 하면서 유난히 입맛에 맞는 음식을 발견한 적 있나요? 서울 프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의 유방녕 주방장이 할머니의 고향인 중국 산둥 지방에서 즐겨 먹는 음식 중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을 특별히 만들어줬다.원대연 기자


비슷한 재료… 색다른 조합
독특한 맛과 향, 군침 절로

자기 나라 정치가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자기 나라 음식이 맛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어려서부터 먹은 음식이 입맛에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크다.

화교인 프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의 유방녕 주방장은 인천에서 살던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 주시던 음식을 잊지 못한다. 중국 산둥(山東) 지방 출신인 할머니는 한국에서 나는 재료들로 맛있는 반찬을 만들었다. 유 주방장이 24년 동안 도원 주방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그 손맛 덕택인지도 모른다.

특급호텔 주방장이지만 그가 집에서 즐겨 먹는 반찬 요리는 따로 있다.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깝기 때문인지 산둥 지방의 반찬은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자신이 조리한 산둥 음식을 한국인인 부인도 맛있게 즐긴다.

중국 가정식 요리의 기본은 요리 4가지와 국 1가지다. 여기에 밥이나 국수 또는 빵이 더해진다. 북쪽 지방에서는 국수나 빵을 많이 먹고 남쪽에서는 밥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남쪽인 광둥(廣東) 요리는 달고, 동쪽인 쓰촨(四川) 요리는 매우며, 서쪽인 산시(山西) 요리는 시큼하고, 북쪽인 산둥이나 베이징(北京) 요리는 좀 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유 주방장은 자신도 짠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물론 조리를 할 때는 철저하게 고객의 입맛에 맞춘다.

산둥 지방의 반찬 재료는 한국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 조합은 색달랐다. 돼지고기를 볶으면서 무를 같이 넣는 조합이 눈에 띄었다. 같은 감자볶음을 했는데도 그 질감이 달랐다.

중국 요리는 코로 즐긴다는 말이 있다. 유 주방장은 조리를 할 때도 향으로 요리의 완성 정도를 판별했다. 조리를 하는 도중에 ‘무의 독특한 향을 살린다’거나 ‘가지의 향을 살린다’는 식의 표현을 자주 썼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중식당 도원 유방녕 주방장 추천 산둥요리 5가지

①무 삼겹살 볶음

의외로 잘 어울렸다. 삼겹살의 고소하게 기름진 맛과 무의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냈다. 푹 익힌 무는 부드러웠고 잘 볶인 삼겹살은 쫄깃했다. 무와 마늘을 납작하게 썰어서 준비하고 마른 고추와 대파는 손마디 하나 크기로 잘라 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삼겹살과 마른 고추, 대파, 마늘을 넣어 함께 볶는다. 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난 뒤 무를 넣어 익힌다. 무를 잘 익히려면 물을 약간 넣은 뒤 뚜껑을 덮어 두는 것이 요령이다. 중국 요리에서는 이렇게 볶다가 물을 넣어 삶는 것을 ‘사오(燒)’라고 한다. 삼겹살이 팬에 달라붙지 않게 하려면 달궈진 팬에 기름을 적당히 두른 뒤 따라내면 된다.

②어향가지

기름의 고소한 맛이 가지 전체에 배어 묵직한 맛이 난다. 잘게 썬 고기가 소스와 함께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소개되는 음식 중 유일하게 프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에서 맛볼 수 있는 정식 메뉴다. 가지는 4∼5cm 크기로 썰고 표고버섯과 죽순은 1cm 크기로, 대파는 잘게 썰어 준비한다. 다진 고기도 필요하다. 쇠고기든 돼지고기든, 어떤 부위든 상관없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고기와 파, 마늘을 함께 넣어 볶는다. 볶은 고기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두반장 소스를 넣어 양념을 한 뒤 표고버섯과 죽순을 넣고 같이 볶다가 마지막으로 육수와 가지를 넣어 조린다. 도원에서는 육수를 닭고기와 돼지고기, 쇠고기를 함께 넣어 만든 것으로 쓰지만 다시마 육수나 물을 사용해도 된다.

③무 자장 볶음

재료에 고기가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도 이름에는 ‘고기’가 없어 물었더니 무의 맛과 향을 즐기는 것이 주 목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자장에 적당히 버무린 무의 맛이 독특했다. 자장면의 소스에는 자장의 양이 많지만 이 요리에는 흘러내리는 자장이 없다. 무와 고기(역시 어떤 고기이든 상관없다고 했다)를 깍두기처럼 썰어 준비한다. 기름을 둘러 달궈 놓은 팬에 썰어 놓은 고기를 넣고 거의 다 익을 때까지 볶는다. 볶은 고기에 자장을 넣고 양념에 고기가 버무려지도록 섞는다. 납작하게 썬 파와 마늘, 생강을 넣어 약간 더 볶아 준다. 이후 무를 함께 넣어 볶다가 육수나 물을 조금 넣어 국물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면 된다.

④감자채 볶음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감자채를 폭 4∼5mm 정도로 얇게 썰어서 조리한 것이 눈에 띄었다. 감자는 채를 썰어 찬물에 담가 보관했다가 색이 노릇노릇해질 정도로 잠깐 데친다. 찬물에 담갔다가 이렇게 살짝 데치면 감자의 아삭한 맛이 오래간다. 피망과 홍피망도 채썰기를 해서 준비한다. 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감자와 피망을 넣어 볶다가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고추기름 대신 식용유를 쓰면 된다. 좀 더 매운 맛을 원한다면 푸른 피망 대신 청양고추를 넣으면 된다. 감자를 찬물에 담그지 않으면 볶는 과정에서 감자끼리 달라붙게 된다.

⑤수박 볶음

수박 껍질을 활용한 요리다. 수박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삭한 느낌이 경쾌하다. 수박 껍질을 채 썰어 준비한다. 수박 대신 오이를 납작하게 썰어서 활용해도 된다. 마른 새우살은 뜨거운 물에 넣어 불려 놓는다. 중국 음식 재료를 파는 곳에 가면 껍질을 벗겨 놓은 마른 새우살이 있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기름이 달궈지면 청주를 약간 붓는다. 수박 껍질(또는 오이)과 마른 새우살을 넣어 함께 볶다가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마지막에 겨자 소스를 가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