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보다 명확-단순 “美경제 연착륙 한몫” 평가
“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말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말보다 훨씬 알아듣기 쉽다.”
2월 1일로 취임 1년을 맞는 버냉키 의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과 버냉키 의장을 비교해 본다면 FRB를 이끌어 가는 데 있어서 월가 출신의 그린스펀 전 의장은 중앙집중식을 선호한 반면 학자 출신의 버냉키 의장은 권력분산형을 선호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기업 측에서 온 그린스펀 전 의장은 회사란 모름지기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반면 학자 출신인 버냉키 의장은 대학의 콜로키움(집담회)에서처럼 토론을 통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보다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성향. 카네기멜론대의 미국중앙은행사 전문가인 앨런 멜처 교수는 “버냉키 의장의 개방적 성향이 FRB 정책 결정의 투명성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두 사람이 사용하는 말의 솔직함이 가장 크게 대비됐다.
앨런 블라인더 FRB 전 부의장은 “그린스펀 전 의장이 의사소통에 능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 현란하고 모호해서 많은 사람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반면 버냉키 의장은 명확히 말하고 훌륭하면서도 단순한 영어를 구사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스타일이 지난 1년 사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힐러리, 국가 부를때 음정 엉망…유튜브에 공개돼 망신
“끔찍한 가수에 끔찍한 정치인….”
“한마디로 애처롭다.”
“그래도 가사는 아는군!”
힐러리 클린턴(사진) 미국 상원의원이 27일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유권자들과 만나 미국 국가를 따라 부르는 모습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에서 본 누리꾼들의 댓글이다.
마이크를 옷깃에 달고 단상에 오른 힐러리 의원은 장내에 국가 반주가 울려 퍼지자 따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음정이 제대로 맞지 않았던 것. 미 방송 MSNBC에 생중계된 이 장면은 유튜브에 올려져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아이오와 주는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첫 민주당 당원대회가 열리는 곳. 2008년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요충지다. 언론의 대선 출마 추측을 막기 위해 아이오와 주 방문을 삼갔던 힐러리 의원은 4년 만에 이곳을 찾았다.
뉴욕타임스는 28일 힐러리 의원의 아이오와 주 방문을 자세히 소개하며 “그날의 유일한 점수 까먹기는 그가 ‘많은 미국인처럼’ 음정이 제멋대로(off-key)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힐러리 의원의 노래 실력에 대해선 ‘완벽한 음치(tone-deaf)’라는 게 대다수 누리꾼의 의견이었다.
민주당 내 라이벌인 버락 오바머 상원의원과 비교하는 댓글마저 등장했다. “그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는데….”
동정론이 없지는 않다. “국가 따라 부르기가 노래 콘테스트는 아니잖아?” “가수가 아닌 대통령에게 표를 찍는 거야.” “표는 찍겠지만 그의 앨범은 절대 안 살 거야.”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