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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특목고 편법운영 사례 무더기 적발

입력 | 2007-01-07 15:47:00


외국어고를 비롯한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 전문분야 인력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와 다르게 입시 위주의 유학반, 자연계 진학반 등을 편법 운영하거나 내신 성적을 부풀리는 등 부정 사례가 교육당국에 의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특목고 운영의 전반적 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해 11월20일부터 12월15일까지 시도 교육청과 함께 전국 외고 및 과학계열 특목고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상당수 편법, 부정 사례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울 지역 외고 6곳, 경기도 지역 외고 9곳을 비롯한 외국어고 29개교와 과학고 17개교(과학영재학교 제외), 국제고 2개교 등 모두 48개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교육부는 입시운영, 학사운영, 유학반 운영, 교육과정, 회계관리 등 5개 유형별로 부정·편법 운영 사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외고 가운데 6곳에서 유학을 위한 영문성적증명서 발급 시 임의대로 성적표기 방식을 바꾸거나 등급 및 등급별 점수기준을 변형하는 등 '내신 부풀리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9등급(2005학년도 이후 입학자)과 5등급(2005학년도 이전 입학자)으로 돼 있는 내신등급을 4등급으로 변형해 등급당 학생 수를 늘리거나 등급표기를 '수우미양가'(Su, Wu, Mi, Yang, Ga)로 해야 하는 지침을 어기고 'A,B,C,D'로 표기하는 등 표기방식을 임의대로 바꿨다.

또 90점 이상이어야 '수'를 주게 돼 있는데도 80점 또는 70점 이상이면 모두 '수'로 평가하고 영문성적표에는 '수' 대신 'A' 로 표기하는 등 등급별 점수기준을 멋대로 변경하기도 했다.

2곳의 외고에서는 미국 대학진학시험인 SAT 등을 치르기 위해 결석한 학생을 출석 또는 공결 처리하거나 중간고사 등 학교시험을 면제해 준 경우도 있었다.

입시관리에서는 대부분의 외고에서 외국어 전문 교육이라는 설립목적과 달리 적성·창의력 검사 때 수리형 문제를 출제하거나 구술·면접 고사에서 변형된 지필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8개 학교는 중학교 교과수준 이상의 문제를 출제했으며 구술·면접 고사 장소에서 수험생 간 격리 거리가 불충분하거나 듣기평가 문항 출제를 사설기관에 의뢰하는 등 입시 보안이 미흡한 학교도 더러 있었다.

정규교육과정에서 금지된 유학반을 편법으로 운영하거나 외고 설립 취지와 다르게 자연계 과목을 집중 편성하고 자연계 진학반을 운영하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부정·편법 사례가 적발된 학교에 대해 시·도 교육청별로 담당자 징계 등 엄정조치를 취하는 한편 특별장학반을 상설운영해 지도·감독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입학전형을 개선해 시·도교육청별로 지역별 공동 출제, 중학교 학생부 실질반영비율 확대, 구술·면접 시험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 또는 수학·과학 등 풀이형 문제 출제 금지, 출제과정에 중학교 교사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