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파기를 둘러싸고 검찰과 외신의 기(氣)싸움이 24일에도 이어졌다.
증권시장에선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된 국민은행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지는 등 전날 장 마감 후 전해진 상황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임직원에게 발표한 담화문에서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은 파기됐지만 인수과정에서 대한민국 1등은행으로서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외신 팽팽한 기싸움
일부 외신은 이날도 한국의 이른바 '반(反)외자 정서'를 공격했다.
최근 검찰의 론스타 수사를 '마녀사냥'이라며 비판해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인지 여부는 한국정부 손에 달려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검찰수사가 여론몰이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즈는 "론스타가 계약파기의 이유로 제시한 한국의 검찰수사는 해외자본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반발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24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반론보도 요청문을 보내는 등 정면대응했다.
검찰은 반론보도 요청문에서 "이번 수사는 외국투자자가 적법하게 투자해 얻은 투자이익을 박탈하려는 수사가 아니라 건전한 경제질서를 해치는 대표적 화이트칼라 범죄를 수사하려는 것"이라며 "수사가 민족주의에서 비롯됐다는 보도는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국민, 외환은행 주가 희비
이날 기업인수(M&A)에 실패한 국민은행과 인수대상이던 외환은행의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은행은 전날 종가보다 3.69% 급락해 출발한 뒤 점차 하락 폭을 줄여 전날보다 2.45%(1800원) 떨어진 7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개장부터 '사자'가 몰린 외환은행은 전날보다 5.53%(700원) 오른 1만3350원으로 마감됐다.
한누리투자증권 조병문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으로 국민은행 주가에는 '1등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요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연구원은 "올해 외환은행의 배당 여력은 약 2조 원으로 추정 된다"며 "론스타의 재매각 시도를 하면 따라 외환은행 주가가 추가적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장 재매각에 따른 기업인수(M&A)에 따른 주가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