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북한이 이에 강력 반발하며 추가 핵실험으로 맞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비치고 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1일 평양에서 교도통신과 회견을 갖고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의 여부는 미국 측의 대응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 위원장은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동향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복귀 여부에 대해서도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금융제재가 풀리면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발족한 뒤에도 2002년 북-일 평양선언의 효력은 그대로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관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국에 대한 전면 제재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우리는 국제법에 따라 핵실험을 진행했다. 제재는 어불성설이다. 만일 전면적 제재가 이뤄진다면 우린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상봉쇄도 전면 제재에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선(先) 핵 포기 주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화에는 대화로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맞선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별다른 증거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계좌를 동결했다"며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비난했다.
이 관리는 또 핵실험 실패설이 나오는 데 대해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라고 일축했다. 추가 핵실험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 외교적 판단에 따라 이뤄질 것이며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9일 북한 핵실험 직후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핵탄두를 장착하는 단계에까지 갈 것"이라고 언급한 인물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