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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도쿄]日왕가 두 며느리 ‘왕손 스트레스’

입력 | 2006-08-10 03:03:00


네덜란드로 요양 여행을 떠나는 첫째 며느리, ‘대 잇기’를 위해 제왕절개 출산을 앞둔 둘째 며느리. 일본 왕실의 두 며느리가 보내는 여름의 색깔은 그렇게 다르다. 그러나 두 여인의 운명에는 닮은 점도 있다.

현재 이목의 집중을 받는 여인은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차남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40) 왕자의 부인 기코(紀子·39) 비. 기코 비의 세 번째 출산예정일은 9월 6일로 잠정 결정됐다.

현 왕실전범 아래서 기코 비가 아들을 낳으면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와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다음으로 왕위 계승 서열 3위가 돼 부계 왕의 적통을 잇게 된다. 일본인의 기대가 풍선처럼 부풀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딸이 태어나면? ‘여성 및 모계 왕’을 인정하는 왕실전범 개정 논의가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40년간 왕실에 아들이 태어나지 않자 왕세자의 외동딸인 아이코(愛子·4)의 왕위계승을 염두에 둔 왕실전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 했다. 그러나 올봄 기코 비의 임신사실이 알려진 뒤 이를 유보했다.

기코 비는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할 예정이다. 태아의 성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벌써부터 주간지들은 ‘셋째는 아들’이라는 미확인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주간 아에라는 태아의 성별과 왕실전범 개정 여부에 따른 왕위 계승 서열을 예상하는 등 기코 비의 출산으로 바뀔지도 모를 왕가의 앞날을 그렸다.

한편 마사코(雅子·42) 왕세자비는 17일부터 2주간 일본을 떠난다. 그동안 적응장애를 비롯한 ‘마음의 병’을 앓아 이번에 잠시 네덜란드로 요양을 가는 것이다.

마사코 비는 직업외교관 출신. 1993년 결혼한 뒤 왕실에 적응하지 못한 데다 후손을 낳으라는 압력에 시달려 왔다. 해외여행도 금지 당했다가 최근 친정 부모가 있는 네덜란드행을 허락받고 3년 반 만에 도피하듯 일본을 떠나는 것.

결국 ‘커리어우먼형’ 마사코 비와 ‘현모양처형’ 기코 비는 올여름 더욱 대조적인 이미지로 일본인의 뇌리에 각인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에라는 이번에 기코 비가 아들을 낳더라도 ‘왕위 계승의 안정성을 생각해 하나 더 낳으라’는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계승 순위가 앞선 마사코 비에게도 ‘아들 출산 압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점에서 두 여성의 처지는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 왕위계승 순위▼

*기코 왕자비가 아들을 낳고 현 왕실전범이 유지될 경우

1. 왕세자 2. 아키시노노미야 3. 아키시노노미야의 아들 4. 마사히토(현 일왕의 동생)

*기코 왕자비가 딸을 낳고 현 왕실전범이 유지될 경우

1. 왕세자 2. 아키시노노미야 3. 마사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