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동맹 관계인 미국에 대해 8가지 용어가 존재한다."
줄리아 스웨이그 미국 외교협회(CFR) 남미 담당 이사는 25일 출간한 '오발(Friendly Fire): 반미의 세기에 친구 잃고 적 만들기'라는 저서에서 한국에는 미국을 반대하는 반미, 숭배하는 숭미, 혐오하는 혐미, 찬성하는 찬미, 연대하는 연미, 이용하는 용미, 저항하는 항미, 비판하는 판미 등 다양한 단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잡한 한미 관계의 모호성을 정의하기 위해 한국어로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어휘를 망라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런 모호성은 터키, 독일, 영국, 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이그 이사는 "미군의 한국전 참전이 구세대에게는 미국에 보은의 감정을 품게 만들었지만 전쟁 이후 분단 상황과 미군 주둔은 젊은층이 미국에 대해 적대감을 갖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독립을 이루지 못한 좌절감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웨이그 이사는 "국제사회에서 반미에 대한 최선의 해독제는 미국이 얼마나 매력적인 나라가 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은 외국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향으로 대외 정책 스타일을 바꾸고 규칙과 공정성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25일 이 책의 서평에서 "반미가 사라지지는 않을 테지만 만일 미국인들이 이 책의 충고를 따른다면 반미가 반드시 21세기를 지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