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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J프로젝트의 꿈]갯벌의 飛上…스카이라인이 바뀐다

입력 | 2005-12-28 03:01:00

자연이 준 선물수천만 평에 이르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 일대 간척지가 동아시아 시장을 향한 한반도의 관문으로 거듭 태어날 날을 기다리며 광활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거세지 않은 파도와 낮은 고도의 넓은 땅은 관광레저 산업 개발지로서 동북아 최고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 제공 전남도


《2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대불공단과 삼호지방공단. 이달 초부터 몰아친 강추위와 폭설에도 불구하고 공단 내 업체들은 연말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히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110개 업체가 입주해 있었으나 올해만도 100개 업체가 늘었을 정도로 활기가 넘쳐 났다. 하늘에선 외국인 투자가를 태운 헬기 3대가 굉음을 내며 공단과 영암군 앞바다 상공을 선회했다. 투자 대상지를 둘러보기 위한 비행이다. 갯벌과 불모지로 남아 있던 수천만 평의 간척지를 내세워 서남해안이 동아시아 시장을 향한 한반도의 관문으로 비상(飛上)하고 있다. 그 핵심에 전남도가 대불공단 및 삼호지방공단을 배후기지로 연계해 추진 중인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J프로젝트)’이 있다.》

▽“해안선은 변했고 스카이라인이 변할 차례다”=서남해안을 황금알을 낳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 J프로젝트가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J프로젝트 구상에 따르면 2012년까지 전남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 일대 간척지 1000만 평에 투자 유치할 민간자본은 약 10조 원. 도는 이와 함께 2016년까지 이 일대 약 3000만 평에 민간자본 35조 원을 유치해 50만 명이 사는 관광·레저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남 일대의 산업생산 전진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대불공단 및 삼호지방공단과 연계해 한반도 남부의 양대 경제 동력으로 키워내겠다는 야심 찬 구도이다.

J프로젝트의 대상지는 전체 면적 2942만 평 중 78.8%인 2318만 평으로 표고가 10m 미만이며 92.4%인 2719만 평은 경사가 10도 미만이다. 그만큼 경제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전남도 관광레저도시추진기획단의 고대석(高大錫) 기획총괄팀장은 “대규모 간척공사로 엄청난 평야가 생겼다”며 “해안선은 변했으니 이제 스카이라인이 변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우선 1단계 사업으로 2012년까지 테마공원, 골프장, 호텔, 해양레포츠 시설 등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1000만 평 규모의 ‘자족형’ 관광·레저도시가 건설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대회 경기장과 자동차 테마 전시관 등이 들어설 ‘F1 구역’이 100만 평 규모로 건설되며 이 옆에 320만 평의 광활한 부지엔 ‘베이거스 오브 아시아(Vegas of Asia)’라는 이름의 카지노 단지가 개발돼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주변 관광시설 등과 연계하면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과 겨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투자자들이 더 선호=J프로젝트의 최대 강점은 최적의 자연 조건이다. 영암군 금호도는 섬의 70%가 인공호수인 금호호와, 30%는 바다와 맞닿아 있다.

금호도를 둘러보는 동안 어느 방향에서도 시원한 수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연평균 풍속이 초속 1.8m로 부드러운 데다 섬이 많고 해안선이 복잡해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발 예정지 대부분이 간척지여서 토지 보상 문제를 걱정할 필요 없이 즉각 공사 개시가 가능한 점도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관광공사가 구성한 컨소시엄, 일본기업연합 컨소시엄 등 국내외에서 6개 컨소시엄, 18개 기업이 이미 전남도와 J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CJ자산운용이 5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3개 금융사가 총 7000억 원을 J프로젝트 사업에 투자하기로 전남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커지는 기대감=전남도는 1단계 사업 기간에 20조9418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4조4839억 원의 소득 유발 효과, 3조5520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1단계 사업 기간 중 건설현장 등에서 22만8757명의 고용 창출과 7178억 원의 조세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부가가치도 엄청난 규모로 발생해 카지노 단지가 완공될 경우 여기에만 연 3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어 숙박비와 음식비 등으로 연간 150억 원 이상 뿌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삼호읍 주민 전일영(全一永·60) 씨는 “J프로젝트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건설경기가 살아나 지역 경기도 덩달아 좋아질 것”이라며 “1단계 사업이 마무리 되면 서남해안은 지금의 낙후된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원 확보가 급선무=무엇보다 투자 재원 확보가 선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1단계 사업비 10조5000억 원 중 전남도가 확보한 자체 자금은 4400억 원으로 4.2%에 불과하다.

개발 뒤 예상되는 분양 및 운영 수익까지 더해도 3조9000억 원에 불과해 나머지 6조9000억 원은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통해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광레저도시추진기획단 임채영(林采榮) 사무관은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투자 기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과 혁신적인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J프로젝트 사업 예정지 2942만 평 중 75.6%를 차지하는 간척지를 정부에서 무상으로 넘겨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전남도는 간척지의 무상 양여를 줄곧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이다. 간척지는 농민들이 낸 농지관리기금으로 조성한 땅이기 때문에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농림부 방침이다.

인프라 완비도 급하다. 호남대 관광경영학과 안종수(安種洙) 교수는 또 “서남해안 지역은 사회간접자본(SOC)이 열악해 다른 지역에서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무안국제공항, 호남고속철도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접근성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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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팀▽

김동철 정치전문기자(팀장)

정승호 이종석 기자(사회부) 장강명 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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