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일 째 폭설과 강추위가 이어진 전북지역에서 눈으로 인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키장과 수렵장은 웃음을 짓는 반면 골프장은 폭설로 개점휴업 상태다.
무주리조트는 지난주 폭설이 내리자 예정보다 하루 앞당긴 8일 문을 열었다. 주말(10∼11일)에 예상(4만 명)보다 많은 4만5000여 명이 찾았다.
눈이 계속 내린데다 아침과 밤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내려가면서 제설비용이 적게 들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무주리조트 관계자는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스키어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지난 3∼4년 동안 눈이 적게 내려 제설비용이 많이 들고 매출이 적었는데 올 겨울에는 매출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도내 10여개 골프장은 휴업하거나 개장휴업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임실 샹그릴라 골프장은 폭설이 내린 4일부터 열흘 동안 휴장한 뒤 14일 영업을 재개했으나 페어웨이에 눈이 쌓여 돌아가는 골퍼가 많다.
태인골프장도 4∼5일 휴장에 이어 13일 문을 닫았으며 선운산 골프장도 지난주에 이어 13일 문을 열지 못하는 등 도내 골프장이 울상이다.
도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겨울철엔 하루에 80여 개 팀을 소화하는데 눈 때문에 4000만원 씩 손해보고 있다”면서 “올해는 춥고 눈이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북 정읍지역에는 두 차례에 걸쳐 60cm가 넘는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큰 피해를 봤지만 전국에서 엽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도내 유일의 수렵장으로 지정된 정읍지역에는 평일 100여 명, 주말 300∼400명의 수렵인이 멧돼지와 고라니, 꿩을 잡기 위해 설산을 눈비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눈 속에 고립된 멧돼지 2마리가 먹잇감을 찾아 민가로 내려왔다가 엽사들이 쏜 총에 맞았다. 정읍시에 수렵을 신청한 사람은 1090명으로 이들이 정읍시에 낸 수렵장 사용료는 2억 원을 넘는다.
폭설과 강추위로 빙판길에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은 환자가 크게 늘어 병원 읍급실도 붐비고 있다.
부안 성모병원은 5일 눈길에 미끄러져 손목을 다친 송모(74) 할머니 등 지금까지 모두 15명이 치료를 받았다. 정읍 아산병원에도 지난 일주일간 20여 명의 환자가 몰렸다.
정형외과 의사들은 “골다공증을 앓는 60∼70대 여성이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손목과 엉덩이뼈, 허리에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