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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정책 석학 피트 파리 4대학 총장 방한

입력 | 2005-12-07 03:07:00


“지방 분권도 중요하지만 서울의 기능을 축소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주택협회가 주최하는 ‘서울 국제 부동산세미나 2005’에 참석하기 위해 6일 방한한 프랑스 파리 4대학(파리 소르본대) 장로베르 피트(사진) 총장은 “국토의 균형 발전은 지방도시를 육성하면서 서울의 기능을 끌어내리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정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피트 총장은 “인위적으로 서울의 기능을 축소하는 식의 행정도시 건설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행정도시 건설은 수도권 인구 분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서울의 생활환경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행정기능 분산으로 교통비용이 증가하는 등 비효율성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서울처럼 인구 1000만 명의 도시를 갖고 있는 것은 국가의 큰 자산”이라며 “지방 도시를 육성하면서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도시, 혁신도시 건설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기능만 강조한 도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균형 발전을 위해 개발하는 도시는 상업 서비스업 금융 첨단산업과 교육 문화 기능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부산, 전남 광양 목포시, 전북 군산시 등 해안선을 따라 산업 중추도시로 발달한 기존 도시를 이러한 방향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의 고층·고밀도 개발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주거문화 확산을 위해 획일적인 개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서울에 올 때마다 서울의 아파트단지는 유니폼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10∼20년 뒤 생길 다양한 요구를 고려하면 고층·고밀도 개발은 바람직하지 않지요.”

피트 총장은 “한국이 국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산을 주거지역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