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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동 고분 안내 최임자씨 “이게 자원봉사의 참맛”

입력 | 2005-12-05 03:00:00

주부 최임자 씨(왼쪽)가 한옥문화원 주최로 열린 강좌에 참가한 다른 문화재지킴이들에게 서울 송파구 석촌동 백제 초기의 적석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경 기자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사는 주부 최임자(59) 씨는 서울 송파구 한성백제문화지킴이다. 2001년 송파구에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뒤 석촌동 고분지킴이로 5년째 봉사하고 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다니던 1980년대 청소년지킴이로 봉사했어요. 한차례 아이들 뒤치다꺼리가 막 끝났을 때였습니다. 1남 1녀를 결혼시켜 내보낸 뒤 다시 봉사에 나섰지요.”

최 씨가 하는 일은 백제 초기 적석총(돌무지무덤)을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화요일이나 주말 주 1회 오전 10시부터 하루 종일 적석총 주위를 돌아다니며 휴지도 줍고 관람객들과 얘기도 나눈다.

이렇게 해서 최 씨가 받는 봉사료는 주당 8000원. 점심 값과 차비, 교육비로 드는 돈은 월 5만 원이 넘는다.

적석총 주위는 1700평이나 되는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바깥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공기가 맑고 조용하다.

최 씨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문화재지킴이는 알맞은 봉사라고 확신한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에게 뭐라도 얘기해 주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책도 찾아보고 역사 관련 강좌도 열심히 쫓아다녀야지요. 최근 사단법인 한옥문화원에서 연 문화재지킴이 강좌에 갔는데 다른 문화재지킴이들에게도 많이 배웁니다.”

4년 전만 해도 문화재지킴이에 대한 인식이 없어 관람객들이 공원을 휙 둘러보고 돌아가곤 했다. 최 씨의 존재를 몰라 도움을 청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때는 관리실에 앉아 있다 학생 차림의 청소년이 오면 반갑게 다가가 말을 붙였다.

“학생들에게 얘기해 줄 때가 가장 즐겁지요. 최근에는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많이들 물어 옵니다.”

최 씨는 적석총의 역사에 대해 묻자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적석총 3호분은 중국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에 있다는 고구려 장수왕 무덤보다도 규모가 큽니다. 그래서 왕의 무덤이 아닌가 생각되는데…그래서 아이들이 오면 왕기가 흐르는 무덤 주위를 서너 번 돌라고 해요. 왕기를 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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