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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폭탄테러 왜 극성인가…9·11이후 폭발적 증가

입력 | 2005-07-19 03:03:00


자살 폭탄 테러가 최고조기를 맞고 있다.

7·7 런던 테러는 서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자행된 최초의 자살 폭탄 테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17일 워싱턴포스트가 인용한 미국 랜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자살 폭탄 테러의 4분의 3이 2001년 9·11테러 이후에 일어났다. 특히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자살 폭탄 테러는 파상적으로 일어나 약 400건이 이라크에서 발생했다. 올해 5월에만도 이라크에서 90건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이는 팔레스타인인이 1993년 이후 이스라엘에 대해 저지른 것과 맞먹는다. 15일 하루만 해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12건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한 도시에서 하루에 12건의 자살 폭탄이 터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자살 공격은 멀리 이스라엘의 마지막 사사(士師)인 성경 속의 삼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 십자군전쟁 때 성당기사단(Knights Templar)의 선박을 이용한 자살 공격과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의 비행기를 이용한 자살 공격도 유명하다.

1981년 레바논 내전 때 이슬람다와당이 베이루트 주재 이라크 대사관을 차량 폭탄으로 공격했다. 오늘날 경험하고 있는 이슬람의 현대식 자살 테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자살 테러는 무기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아주 효과적인 ‘리설 웨폰(lethal weapon·치명적 무기)’이다. 작동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목표물을 정밀히 타격할 수 있다. 언론에 대서특필되기 때문에 선전효과도 크다. 랜드연구소의 테러리즘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먼 씨는 “전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입장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외하면 자살 테러보다 더 효과적인 공격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자살테러범이 주로 빈곤층과 저교육층 출신이라는 통설을 부정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 앨버트 아바디(공공정책학) 교수는 “이슬람 테러리즘은 오히려 정치적 의식의 향상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최근 테러를 일으킨 범인 중 많은 수가 중산층 출신으로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요즘엔 경제 사회적 동기보다 종교적 동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슬람의 급진적 분파는 자살 테러를 ‘샤히드(순교자) 작전’이라고 부르며 떠받든다. 순교가 야나(천국)에 들어가 72명의 후리(처녀)를 차지할 권리를 의미하든, 악에 대해 투쟁하는 순수한 이슬람인이 되는 과정을 의미하든 워싱턴포스트는 “종교적 숭배의 분위기가 (테러 공격을 받는 국가가) 극복해야 할 가장 힘든 도전”이라고 전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