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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장관이 평가한 부시1期 내각 성향

입력 | 2005-01-16 18:17:00

15일 퇴임을 앞둔 파월 장관. 동아일보 자료 사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외교안보책임자들의 보수 성향을 수치로 제시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파월 장관은 “나 자신은 60∼65점”이라고 평가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80∼90점을 줬다. 딕 체니 부통령은 90점대로 행정부에서 가장 보수적 고위인사로 지목했다.

파월 장관 자신도 군사력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현실주의 노선을 걸어왔지만, 이라크전쟁 및 북핵 문제를 계기로 강경파들과 의견 충돌을 일으키면서 외교안보 수뇌부를 강성 보수인사로 그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장관은 ‘워싱턴에서 가장 공공연한 비밀’인 국무부 대 국방부의 갈등설에 대해 “나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벗어나 있었다”며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2000년 선거운동 당시 합류했지만, 막후에서 외교정책의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은 라이스 내정자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맡았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그동안 방송 인터뷰를 통해 “언론이 분란을 만든다”며 이를 부인해 왔다.

파월 장관은 이에 앞서 ‘공격 계획’의 저자인 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 부국장과의 인터뷰에서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장관의 회의 장면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체니 부통령이 2002년 8월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연계성을 거론하자 “(그런 주장은) 웃기지도 않는다(worse than ridiculous)”고 당시 평가했다.

또 럼즈펠드 장관에 대해서는 “(훗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책 보고서에 자기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고 수술용 고무장갑을 끼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장관은 그 근거로 럼즈펠드 장관이 회의석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고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라고 알려졌다”는 3인칭 화법을 즐겨 사용하는 점을 들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