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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천안지역, 병든 육류 학교납품 ‘방치’

입력 | 2004-04-25 18:51:00


병든 돼지고기 등이 학교 급식으로 납품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감시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근 충남 천안지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병든 돼지고기 납품사건과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 해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25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학교 급식용 축산물에 대한 학교와 시군교육청의 검사는 색깔과 냄새, 온도측정 등을 통해 신선도를 점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정도의 약식 검사였기 때문에 병든 고기가 납품된 사실을 가려내지 못한 것.

교육청은 검수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 측이 농축산물검사기관에 유전자 검사 등을 의뢰하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수입산 여부만 가려낼 수 있을 뿐이다.

병든 돼지고기 여부를 확인하려면 축산물위생연구소에 의뢰해 항생제 함유여부를 조사해야 하지만 천안시교육청은 뒤늦게 마련한 대책에서조차 급식담당자에 대한 교육 등만 강조하고 있다.

일선 학교 관계자는 “축산물 검사는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만큼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월 발표한 학교급식종합대책 등을 통해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은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어 축산물을 납품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일선 학교는 단가가 비싸다는 이유 등으로 꺼리고 있다.

현재 인증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학교는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병든 돼지고기 납품 소식이 전해진 21일 이후 천안시교육청과 해당 학교 등에는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당국의 무대책을 비난하는 학부모 전화와 메일이 쇄도하고 있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