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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군벌측 항공장관 암살 정부-군벌충돌 100여명 사망

입력 | 2004-03-22 18:43:00


아프가니스탄 서부에서 21일 군벌 실력자의 아들인 항공장관이 암살당한데 이어 군벌 세력과 정부군간의 충돌로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정부군에 의해 암살된 미르와이스 사디크 항공장관은 헤라트주 주지사 겸 군벌 실력자인 이스마엘 칸의 아들이어서 이번 사건은 통합을 외쳐온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군벌과 정부군 충돌=아프가니스탄 정부 대변인은 21일 사디크 항공장관이 헤라트에서 차량에 탑승하던 중 로켓추진총유탄(RPG)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버지 칸 지사도 비슷한 피습을 당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 발표와 달리 이 지역 군 통수권자인 자헤르 나예브자다 사령관은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디크 장관이 나의 군 통수권을 빼앗기 위해 관사에 침입하자 부하들이 공격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건 직후 칸 지사를 따르는 군인들과 나예브자다 사령관의 군대 사이에 교전이 벌어져 100여명이 사망했다. 양측은 기관총과 탱크, 로켓포 등을 동원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고 22일 현재 헤라트의 통제권은 칸 지사측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의 배경=헤라트주는 중앙정부가 아닌 사실상 칸 지사의 통치권 아래 있는 지역. 투르크메니스탄과 이란 접경지로 무역 중심지다.

옛 소련에 저항하던 반군 지도자 출신인 칸 지사는 대규모 사병과 폭넓은 정보망으로 이 지역을 장악해 왔다. 그는 2001년 현 정부가 들어서자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나 실제로는 헤라트에서 거둬들인 수천만달러의 무역관세를 착복해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이번 사건은 이런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