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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표경선 본격 레이스…11일 후보등록

입력 | 2003-06-09 19:03:00


당 대표 경선을 둘러싼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의 각축전은 11일 후보등록을 계기로 본격적인 ‘한판 승부전’으로 들어선다.

경선전은 일단 ‘6파전’으로 시작될 게 확실하다. 서청원(徐淸源)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의원의 ‘4강(强)’과 김형오(金炯旿) 이재오(李在五) 의원 등 ‘2약(弱)’의 대결 양상이다.

후보등록일이 11일이긴 하지만 당권주자들이 그동안 벌여온 물밑 선거전까지 감안하면 경선은 이미 중반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경선 판도는 요동칠 수밖에 없고, 막판에 후보간 우열(優劣)이 뚜렷해질 경우 각 후보측에서 경선 구도의 ‘새판짜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서청원 의원이 그동안 ‘대표 프리미엄’을 업고 구축해온 대세론을 확산시키면서 굳히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자칫 ‘역풍(逆風)’을 불러올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세적 득표전이 타 후보간 연대의 빌미를 제공하는 ‘악재(惡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정숙(金正淑) 최고위원이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당에 돈이 얼마나 들어왔으며 어디에 쓰였는지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도 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대선자금으로 대표경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뜻이 담겨있었다.

물론 김덕룡 최병렬 강재섭 의원은 한결같이 “현재로선 후보간 합종연횡은 고려치 않고 있다”며 ‘반(反) 서청원 연대설’을 일축하고 있다. 자칫 연대설을 먼저 꺼낼 경우 세 불리를 자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연대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 의원이 대선 패배 책임을 외면한 것은 물론 대표 경선 불출마 약속을 번복한 데 대한 다른 주자들의 반감이 연대의 ‘고리’로 작용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김덕룡 최병렬 의원이 5일 당 선관위 소속 모 인사와 별도 회동한 것을 놓고 서 의원에 대한 ‘공동전선’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경선은 이래저래 혼전(混戰)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