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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박영근 결승골…日 제쳤다

입력 | 2003-04-06 18:04:00

한국의 박영근(오른쪽 앞)이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환영속에 오른손을 치켜보이며 기뻐하고 있다.사진제공 닛칸스포츠


한국이 일본전 3연패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덴소컵 2003 한-일대학선발팀 친선축구대회(동아일보 아사히신문 공동주최)에서 한국선발은 박영근(고려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일본을 꺾은 것은 99년이후 4년만이다. 그러나 통산전적에선 일본이 4승3패로 여전히 우세.

한국과 일본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한국은 김완수(중앙대)와 주형철(건국대)을 투톱에, 박영근을 플레메이커로 내세운 3-5-2 포메이션으로 일본에 맞섰다.

선제골이자 결승골이 터진 것은 전반 34분. 김완수(중앙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띄워준 볼을 중앙을 파고들던 박영근이 골지역 중앙에서 가볍게 차넣은 것.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에도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추가골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선 일본은 미드필드싸움에서 한국에 열세였다. 일본은 여러차례 기습공격을 통해 한국 문전을 공략했지만 번번이 수비망에 걸렸다.

김완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날 양팀 선수들은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다가도 상대가 그라운드에 쓰러지면 손을 잡아일으켜주는 등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덴소스타 박영근… “태극마크 꼭 달겁니다”

“저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습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박영근(22·고려대·사진)은 ‘대기만성형’. 배재고를 졸업한 뒤 대학에 들어가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박영근은 이날 좌우 날개는 물론 최전방 공격수에게 적절하게 볼을 배급해 한국이 미드필드를 장악하는데 큰 몫을 했다. 1m75,63㎏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끊임없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키운 체력이 발군이다.

박영근은 “일본전 3연패의 고리를 내 골로 끊어 기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덴소컵 이모저모

○…도쿄 시내 중학교에 다니는 노신형군(17) 등 재일 한국인 중고교생 10여명이 6일 덴소컵 한일친선대학축구대회가 열린 도쿄국립경기장을 찾아 개회식 때 애국가를 부르는 등 한국팀을 응원. 지난해 월드컵을 휩쓴 빨간 티셔츠 차림의 이들은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고 응원가 '오∼필승 코리아'를 합창했다.

○…축구팬클럽인 'KJ CLUB' 회원 20여명이 일장기와 태극기를 나란히 들고 양팀을 응원. 98년 프랑스 월드컵때 결성된 이 클럽은 한일 양국에 각각 20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고 한 일본인 회원이 소개. 이들은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국가대표평가전에도 10여명이 원정응원할 계획이라고.

○…일본축구협회 가와부치 사부로 회장은 전반전이 끝난 뒤 VIP 휴게실에서 한국대학축구연맹 임원을 만나자 한국어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 일본 국가대표선수 출신인 가와부치 회장은 "지난해 한일월드컵 때 한국인사들과 교류가 잦다보니 한국어를 조금 배웠다"고 설명.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