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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사찰 3곳 '템플 스테이'…속세에 찌든 '마음의 때' 훌훌

입력 | 2002-07-21 18:14:00


월드컵 축구대회 기간 중 외국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었던 ‘템플 스테이’가 여름방학을 맞아 인천 강화도의 사찰 3곳에서 운영된다.

발우공양, 참선 등 스님들의 생활을 체험하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갯벌과 민족성지인 마니산, 고인돌과 국방유적지 등으로 어우러진 강화도를 탐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1인당 3만∼5만원.

▽전등사(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032-937-0125·www.jeondeungsa.org)〓정족산성(鼎足山城)내에 있는 전등사는 월드컵 기간 중 외국 관광객 100여명이 묵는 등 국내 템플 스테이 코스 중 최고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이 사찰은 약사전, 범종, 법화경판 등 보물로 지정된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이 곳에서 22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5차례에 걸쳐 2박3일간의 ‘여름 수련대회’가 마련된다.

1차(22∼24일)는 초중고생, 2차(24∼26일)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각 30명을 모집한다. 이어 일반인과 불교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3∼5차 수련회가 진행된다.

수련회 참가자들은 반딧불 감상과 별자리 관찰을 마친 뒤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3시반 기상하게 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범종 타종, 참선, 도량 청소 등을 통해 마음과 정신을 깨끗이 가다듬은 뒤 아침 공양을 하게 된다.

천자문을 배우는 서예교실, 불화 그리기 강좌, 김정렬 석도현 작가의 수묵화교실 등 문화예술강좌도 진행된다. 장흥저수지 인근 갯벌탐사와 정족산성 등산 등의 강화도 기행도 이어진다.

전등사의 궁인창 기획조정국장은 “수련대회 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사찰이 개방되며, 방문객들은 수련회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원사(강화군 선원면 지산리·032-933-8234·www.seonwonsa.com)〓고려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곳으로 사적 259호 지정돼 있는 이 사찰에서는 유치원생과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다음달 2∼4일 수련대회를 연다. 96년부터 선원사지 유적 발굴현장에서 출토된 유물 등 100여점을 전시한 선원사 유물전시관 관람을 비롯해 동검도 갯벌탐사, 글라스빌 유리공예품 전시관 견학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 곳에서는 아직 동국대 박물관팀에 의해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숙소로는 선원사 자매 사찰인 △강원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 자운사 △충남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 성주사 등 2곳과 연계해주고 있다. 자운사는 화천댐 인근 파라호와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으며, 성주사는 성주산 자연휴양림내에 자리잡고 있다.

선원사는 400여평 연못에 심은 연꽃 100여송이 만개함에 따라 27일 오후 1시 연꽃차 무료 시음회를 열 예정이다.

▽무애원(강화군 하점면 부근리·kangwhahiking.com/soulbong/index.html·032-932-5087)〓청소년 전통문화수련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 사찰의 주지 설봉 스님은 흙과 나무 등에서 천연 유약을 추출해 백자 청자 등을 굽고 있는 도예가이기도 하다.

장작으로 불을 때는 전통가마는 물론 가스가마, 전기가마를 갖추고 있는 이 곳에서는 도예를 매개로 한 수행법을 배울 수 있다.

설봉 스님은 95년부터 해병대 등 군인 수천명을 대상으로 ‘맑고 밝고 건강한 젊은 정신’이라는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자연과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도자기교실이 1박2일 또는 당일 과정으로 진행된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