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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클로즈업]'프리윌리' 주인공 고래 "바다가 싫어요"

입력 | 2002-07-09 16:19:00


‘바다보다 인간 세계가 더 좋아요.’

영화 ‘프리 윌리(Free Willy)’에서 바다로의 귀향을 꿈꾸던 범고래가 실제로는 자꾸 사람의 품으로 되돌아오려고 해서 해양학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93∼97년 동안 세 편이 제작된 ‘프리 윌리’시리즈에서 바다를 향해 힘차게 헤엄쳐가는 ‘윌리’역을 맡았던 범고래 ‘케이코’는 이달초 자신의 고향인 아이슬란드에서 바다로 보내졌으나 곧바로 자신을 돌보던 해양학자들에게로 되돌아왔다고 MSN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케이코가 인간의 품으로 되돌아온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1979년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생포된 후 멕시코 놀이공원을 전전하다가 93년 ‘프리 윌리’의 주인공으로 발탁됐던 케이코는 2000년 아이슬란드로 돌아가 두 번이나 바다로 보내졌으나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온 전력이 있다.

해양학자들은 그동안 케이코의 야생 본능을 되살리기 위해 물탱크에서 바다 적응 훈련을 시켜왔다. 영화의 성공 이후 설립된 ‘프리 윌리’ 재단은 ‘케이코 돌려보내기’ 프로젝트를 위해 900만달러의 자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바다로 돌아간 케이코는 범고래 무리에 좀처럼 섞이지 못했으며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자신이 살던 물탱크 부근으로 되돌아오곤 했다.

해양학자들은 케이코가 근력강화 훈련을 통해 야생 범고래 수준의 몸무게를 회복하고 잠수 능력도 크게 향상됐기 때문에 신체적으로는 별다른 결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5세의 늙은 나이인 케이코가 무려 23년을 인간들과 어울려 살아와 오히려 바다 생활을 낯설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