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과 삼진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투구수가 늘어난다.
17일 대전 기아전에 등판한 한화 선발 송진우(36)는 5회까지 매 이닝 볼넷과 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평상시 그답지 않게 욕심 때문에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는 얘기. 송진우는 연속 완투를 해낸 앞선 2경기에서 18이닝 동안 삼진이 11개, 볼넷은 단 한 개밖에 없었다. 공의 구위로 타자를 누르기보다 타이밍을 빼앗아 적당히 맞춰 잡는 스타일.
하지만 이날만큼은 투구 내용이 전혀 판이했다. 삼진과 볼넷이 무려 7개나 됐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첫 타자인 기아 김종국을 상대로 연속 3개의 볼을 뿌리는 등 1회에만 볼넷 2개를 내줘 투구수가 22개.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투구수가 75개나 된 게 한 가닥 불안감을 던져줬다. 아니나 다를까.
5회부터 구위가 떨어진 송진우는 2사후 장성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종범과 대타 신동주에게 연속안타를 얻어맞고 1-2 역전을 허용했다. 6회에도 1실점한 송진우는 이때까지 114개로 많은 투구수였음에도 7회 등판했으나 홍세완에게 2점홈런을 맞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송진우였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개인통산 최다승 신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감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대전〓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