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키히토(明仁)천황의 23일 한반도와의 혈연관계 발언에 침묵했던 일본 신문들이 한국의 보도를 역수입 해 서울발로 뒤늦게 이 사실을 전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5일 "한국의 주요신문들이 천황이 천황가와 한반도의 혈연관계를 언급한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면서 "월드컵을 앞두고 일한관계 개선을 의식한 우호의 메시지라며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천황의 발언은 양국 현안중의 하나인 천황의 방한문제에도 영향을 줄지 몰라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도 이날 천황의 발언에 대해 "한국의 각 신문들은 일본황실의 뿌리는 한국 이라는 것을 일본이 처음으로 인정했다며 환영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에는 고대 한일관계에서 한국측이 선진문화를 일본에 전해줬다는 우월감이 강하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쇼와(昭和)천황이 1984년 방일한 전두환(全斗煥)대통령을 만나 "'우리나라는 귀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을 때도 일본이 한국의 기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며 환영했다" 고 덧붙였다.
도쿄신문도 "한국의 각 신문이 천황의 발언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며 "평상시 황실에 관한 기사를 크게 취급하지 않는 신문들조차도 양국간의 역사청산 의사를 나타낸 발언이라고 크게 보도했다" 고 전했다.
이들 신문의 기사에는 모두 천황의 한반도와의 혈연관계 언급부분이 자세히 들어 있는 것이 특징.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하는 방법으로 늦었지만 천황의 발언내용을 소개하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한편 23일자 신문에서 천황의 발언내용을 가장 자세히 전했던 아사히신문은 한승수(韓昇洙)외교통상부장관과 한국의 여야 정당이 천황발언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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