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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한국 고학력자 이민 러시"

입력 | 2001-04-22 18:35:00


자녀에게 질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더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기 위해 한국의 고학력자들이 모국을 떠나고 있다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녀와 부인을 캐나다로 먼저 이민보내고 자신은 남아 뒷정리를 하는 한 경영컨설턴트를 예로 들며 한국사회에 불고 있는 이민 열풍을 자세히 다뤘다.

전모씨(41·경영컨설턴트)는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두 딸 혜진(11)과 혜인(9)을 부인과 함께 캐나다로 먼저 보냈다. 전씨는 “2, 3년 뒤 가족들과 합류할 것”이라며 “한국은 능력있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문은 3월 서울에서 열렸던 이민박람회에 5만3000여명이 몰렸으며 한국정부는 이민자 증가에 속을 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요즘의 이민 열기에 대해 한국의 한 신문은 “미래가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실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한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학교의 질 낮은 교육 △대학 입시제도의 높은 경쟁률과 엄청난 사교육비 △세계에 통할 만한 기술 습득이 어려운 국내 대학 및 대학원 교육 등을 이민 선택의 이유로 들었다.

신문은 지난해 1만5307명을 기록한 한국 이민자 수는 계속 하락추세를 보이다가 갑자기 늘어난 것이라며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한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부유한 고학력자들이 이민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서울대 연대 고대 등 일류 대학이 세계 100위권 대학에도 끼지 못하며 일류대학을 나와봐야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한다는 보증 수표가 되지 못하는 현실과 한국의 경제 성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 등도 이민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