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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숨긴채 업무수행한 장기택 前강남경찰서장 숨져

입력 | 2001-01-25 18:37:00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때 암세포와 싸우면서도 업무를 완벽히 수행했던 장기택(張基澤·53)전 강남경찰서장이 24일 서울 강남구 영동세브란스 병원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장 전 서장은 지난해 6월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도 ‘아셈회의 경비경호 책임자로서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10월 내내 행사현장을 지키다 아셈회의 최종일인 같은 달 21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쓰러졌다. 그 후 11월 21일 대기발령을 받았다.

병원 영안실을 찾은 과거 동료 경찰관 등은 장 전 서장이 머리카락이 빠지고 죽만 먹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고 “암을 이긴 후 꼭 현역에 복귀하겠다던 모습이 선하다”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딸 주연씨(23·연세대 법대 3년)는 “아버지는 가족과 외식 한번 제대로 못하는 것을 항상 미안해 하셨고 사법시험 1차에 합격하면 같이 등산하기로 하셨는데…”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강남경찰서장에 취임한 뒤 신흥폭력배 8개파를 검거해 서울시내 31개 경찰서 중 검거 실적 1위를 기록했던 장 전 서장은 76년 간부후보생 24기 출신. 부인 김영숙씨(49)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례식은 2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경찰청 기동단 운동장에서 서울경찰청장으로 치러진다.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