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증권]"증시, 상승 모멘텀 찾았나"…전문가 진단

입력 | 2000-11-01 16:08:00


"증시, 상승 모멘텀 찾았나"

주가지수가 강력히 반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를 짓누르며 먹구름을 드리웠던 미국증시의 급등에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단순한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악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해온 증시가 이제는 호재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기술적 반등과 차별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면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찾았나.

이 물음에 전문가들은 '아직은'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종전과 같이 '알레르기성(性)'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적어도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데 동조하는 전문가들도 눈에 띠게 늘어나는 추세다.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어도 단기적으로 추가 반등의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추세상승도 가능하냐고 물어보았다.

역시 '추세'라는 말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이다. 상승 모멘텀도 그 빛이 보이는 것일 뿐 아직 확실하게 가시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말을 정리하면 단기적으로 추가하락의 가능성보다는 추가 상승의 가능성이 더 높지만, 추세적인 상승을 예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돌출변수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상승만을 점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의 장세 진단을 들어보자.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 팀장=먼저 추가 악재가 있는 지 찾아보자. 이미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대하다는 기업도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면 퇴출시키겠다는 것이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도 시장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퇴출된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했다. 현대건설 동아건설 사태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급등한 것은 추가 또는 잠복 악재가 나와도 증시가 충격에 휩싸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우리 증시는 지금 손님(외국인)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 최근 3일 연속해서 외국인이 주식을 샀다는 의미는 물론 미국시장의 강한 반등에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도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퇴출될 수 있다는 확신을 외국인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손님(외국인)들로 하여금 증시에 들어오도록 유인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현대건설의 자금사정 모르는 투자자들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일로 여기서 사는 기업은 살아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상승 모멘텀을 차트에서 찾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지수 485와 483포인트에서 바닥임을 확신시키는 쌍바닥을 만들어 냈다. 이뿐 아니라 지수 500에서는 3차례의 지지와 반등을 경험했다. 특히 오늘(1일) 근 3개월만에 종합주가지수가 20일 이동 평균선 상향 돌파했다. 미국증시도 뮤추얼펀드들이 세금감면을 받기 위한 손절매가 끝나면서 안정세를 찾은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 당분간은 조정보다는 추가상승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유남길 현대증권 조사부장=상승 모멘텀을 확실하게 찾았다고 장담하기는 이른 면이 있다. 그러나 하락폭이 큰 상태에서 자금시장의 악재에 대해 증시가 오히려 강한 저항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부도 퇴출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법정관리가 증시에 호재일지 악재일지는 아직 확인이 안되고 있다. 해외변수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추세 상승은 어렵겠지만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탄력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추가 상승은 가능하다.

◆메리츠증권 김상철 연구위원=오늘 증시의 큰 폭 상승은 나스닥의 반등과 정부의 구조조정의지가 분명히 드러남에 따라 난데 따라 이뤄졌다. 그러나 구조조정 의지를 과시했다하더라도 실제 이행과정에는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대건설의 경우만 하더라도 출자전환이든 법정관리든 단순히 부실기업 하나를 처리하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처리과정에서 새로운 악재의 돌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해외 요인보다는 국내 요인이 개선돼야 하는 상황에서 지지선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틀간의 상승을 감안할 때 내일은 상승하더라도 제한적일 수 있다.

방형국bigjob@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