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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후보]탁구 여자복식조 공-수 환상의 조화

입력 | 2000-08-23 18:50:00


“유지혜가 리시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 김무교의 파워 넘치는 공격력이 살아납니다. 김무교가 수비에 치중하도록 해서는 이들 복식조의 장점이 살아날 수가 없어요.”

탁구 국가대표팀 윤상문 감독은 여자 복식의 유지혜(삼성생명)―김무교(대한항공) 조의 ‘특징’을 한 마디로 이렇게 설명했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유지혜와 왼손 셰이크핸드 김무교는 모두 힘있는 플레이를 장기로 내세우는 선수들. 그러나 유지혜가 푸시와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경기 운영을 보여주는 반면, 김무교는 스매싱과 드라이브 등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수비에서는 다소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 따라서 유지혜―김무교 조가 능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공격’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윤 감독의 지적이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유지혜―김무교 조의 목표는 두말할 것없이 금메달. 88서울올림픽에서 양영자―현정화 조가 이뤄냈던 여자 복식 우승의 감격을 12년만에 재현하겠다고 벼르고 잇다. 유―김 조는 올림픽 전초전이었던 지난달 브라질 오픈 탁구대회에서 우승, 가능성을 한층 높인 상태다. 세계 랭킹 1,2위가 짝을 이룬 왕난―리주(중국)조를 브라질 오픈 결승에서 꺾은 유―김 조는 이 대회 준결승에서 슈진―첸징(대만) 조를 넘었고 8강에서는 선진―양잉(중국)조에 승리하는 등 복식의 강자들을 차례로 물리쳐 기량이 절정에 올라있음을 입증했다.

사실, 유지혜와 김무교는 처음 호흡을 맞췄을 때부터 이렇게 ‘잘 맞았던’ 것은 아니다. 이들이 짝을 이룬 것은 올해 초 박해정(삼성생명)이 태극 마크를 반납하면서부터. 당초 김무교와 한 조였던 박해정이 대표팀에서 물러나자 윤상문 대표팀 감독은 이은실(삼성생명)과 호흡을 맞추던 유지혜를 김무교에게 짝지웠다. 유지혜의 탄탄한 경기 운영 능력과 김무교의 힘있는 공격력이 어우러진다면 ‘만리장성’의 정면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그러나 기대와 달리 처음 이들의 성적은 별로 신통치 않았다.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후배인 이은실―석은미(현대백화점)조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후 중국 오픈 16강, 일본 오픈과 미국 오픈 8강 등 입상권과는 거리가 먼 성적으로 코칭스태프의 속을 태웠다. 하지만 꾸준히 호흡을 맞추면서 드디어 이들의 장점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결국 브라질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여세를 몰아 올림픽 정상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