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야구팬도 머리가 아플 만하다.
해태의 용병선수 이름이 뭔지, LG의 마무리투수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먼저 해태의 올시즌 ‘용병 수입사례’를 살펴보자.
시즌 전 해태가 뽑은 두명의 외국인 선수는 지난해 현대에서 뛴 피어슨과 말레이브였다. 불성실한 훈련태도와 기량미달로 이들을 조기퇴출시킨 뒤 새로 데려온 선수는 포조와 베스. 하지만 이 둘도 시원스러운 장거리포를 선호하는 김응룡감독의 성에 차지 않았다. 이 둘은 한달 남짓 한국무대를 밟은 뒤 곧바로 ‘고향 앞으로’.
해태가 새로 계약한 용병은 최근 자격시비로 문제가 된 케이시 미첼이었다. 미첼은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엔트리 40명 안에 9월 이후 포함된 선수는 뛸 수 없다는 KBO 용병규정에 저촉되는 선수. 그는 98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메이저리그 40명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로 밝혀졌다. 하지만 사장단 이사회의 양해 아래 인정이 된 미첼은 1일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다.
해태는 13일 나머지 1명인 외야수 타바레스를 영입해 올시즌 용병 교체선수는 총 6명.
해태의 문제는 정보력에 있다. 스카우트나 코치가 장기간 외국에서 선수들을 직접 보고 뽑는 다른 구단과 달리 재정능력이 약한 해태는 선수들의 기록에 의존해 용병을 고르고 있다. 몸에 어디가 고장이 났는지, 얼마나 국내야구에 적응할지 알 수가 없다.
LG의 헷갈리는 마무리투수 운영 역시 해태에 못지않다. 시즌 초 베테랑 김용수가 신뢰감을 잃은 뒤부터 ‘좀 던진다’하는 투수는 모두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렸다. ‘노랑머리’ 최향남에 이어 장문석과 신인 경헌호까지.
현재는 왼손 이승호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언제 마무리가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LG는 벤치가 선수들에게 신뢰감을 잃었다. 감독이 눈앞의 1승에 연연하다보니 선수기용의 원칙이 흔들렸고 당연히 선수들의 입은 한자나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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