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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 가이드]'팔계'등

입력 | 2000-05-24 19:37:00


‘팔계’(八季) 혹은 팔계절? 아무래도 생소하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자신의 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를 이끌고 연주한 음반 ‘여덟 계절’(Eight Seasons)이다. 비발디의 ‘사계’ 중간 중간에, 탱고의 대가 피아졸라가 작곡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끼워넣었다. 바로크의 풋풋함과 탱고의 상큼함이 잘 어울려든다. 현대 악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작은 편성으로 유연하고 달콤한 느낌을 강조했다. 넌서치 (워너). ★★★★☆

클라리네티스트 마이클 콜린스는 미하일 플레트뇨프 지휘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로 베토벤의 협주곡을 내놓았다. 베토벤에게는 클라리넷 협주곡이 없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편곡해 내놓은 것.

이 명곡은 플루트 피아노 등 으로도 즐겨 연주돼 왔다. 클라리넷의 여유로움이 의외로 곡상에 잘 맞아든다. 콜린스의 연주는 유연함이 다소 부족한 대신 다듬어진 말끔함을 갖추고 있다. DG (유니버설). ★★★★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후드의 새음반은 드뷔시 ‘시링크스’, 라벨 ‘마다가스카르인의 노래’ 등 프랑스 근대곡과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D장조를 스테판 코바세비치의 피아노 반주로 묶은 앨범이다. 강약과 음색변화가 단조로운 플루트의 한계를 뛰어넘어 표정이 다양하고 댄디한 플루트 연주를 연출해냈다. EMI. ★★★★

피아니스트 엘렌 그뤼모는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4번과 소나타 30 31번, 브람스의 협주곡 1번을 연속해 내놓았다. 다소 차가운 듯한 단정함 속에 느긋하고 감각적인 표정을 연출했고, 빠른 장식음 등의 기교가 귀에 꽉찬다. 가끔 ‘좀더 뜨거웠으면’ 싶은 부분도 있다. 베토벤은 텔덱 (워너). 브람스는 에라토 (워너). ★★★☆

만점〓★5개. ☆〓★의 절반.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