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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 신랑감 평균 모습]31세-차남-연봉 3400만원

입력 | 2000-05-02 19:19:00


벤처 열풍과 더불어 벤처기업인들이 최고의 신랑감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정말 그들은 ‘숨겨진 보석’일까.

결혼정보회사 ㈜선우 리서치팀은 최근 서울 테헤란로의 벤처밸리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200개를 골라 이사급 이상 임원 200명(남성)을 설문조사, 그들의 주머니 사정과 직장 생활 및 라이프 스타일을 밝혀냈다.

그 결과 벤처기업인들의 현실은 상당부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음’을 보여줬다. 그들은 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에 미래를 걸고 있는, 말 그대로 ‘벤처(모험)’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누구인가

평균 31세인 이들 중 미혼자는 과반인 52.5%. 장남(42%)보다는 차남(45.5%)이 좀더 많았다. 차남에 모험가적 기질이 많다는 이론대로다.

학력별로는 대졸이 80.9%. 공대출신(57.3%)이 최다였으며 다음으로 경상계열, 인문계열, 사회계열, 이학계열의 순. ‘또라이’ 또는 ‘삐따기’가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고해 볼 때 ‘모범생이었다’는 대답이 63.5%를 차지했다.

존경하는 국내 기업인으로는 ‘없다’(46%)가 가장 많아 선배 기업인들을 결코 본받지 않겠다는 파이어니어적 자세를 강하게 나타냈다. 2위는 정주영(11.5%), 3위는 안철수(7%). ‘벤처’하면 떠오르는 단어에 대해 가장 많은 벤처인이 ‘모험’이라고 대답했으며 다음으로는 ‘코스닥’‘기술력’‘스톡옵션’‘인터넷’을 떠올렸다.

▼경제상황

평균 3600만원의 현금을, 부동산 등 현물재산은 1억3000만원을 갖고 있다.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연봉은 평균 3400만원으로 대기업 부장급 수준이고 연봉 2000만원 이하도 27.2%나 됐다. 억대 연봉자는 3%.

벤처인들은 그들의 미래를 주식에 걸고 있었다. 보유주식은 회사 전체의 28%로 조사 시점인 3월말 시가로 계산할 때 평균 31억원. 그러나 코스닥 시장이 폭락한 최근의 장세를 고려할 때 이 수치는 급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소유의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절반을 약간 넘는 59.5%였으며 배기량별로는 1500㏄→1800㏄→2000㏄→2500㏄. 가족 생활비를 제외하고 개인 용돈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한달 평균 65만원이었다.

이들은 목돈이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여행 또는 휴식’을 첫손에 꼽아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근무여건을 시사했다. 다음 순위는 ‘기술 장비 인력 등 사업투자’와 ‘주택마련’이라고 응답했다.

▼라이프 스타일

평균 출근시간은 오전 9시, 퇴근시간은 밤 9시반으로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 4명 중 1명은 밤 11시 이후 퇴근. 하루 수면시간은 평균 6시간.

한달에 1번 이상 만나 자신의 흉금을 털어놓는 절친한 친구는 평균 6명이었으며, 주로 참석하는 모임은 동문회 또는 동창회였다. 취미는 레저 및 스포츠(31.0%)→영화감상(14.0%)→독서(10.5%)→컴퓨터게임(8%)→바둑(7.5%). 주량은 소주 한병(36.5%)이 가장 많았으며 ‘거의 마시지 않는다’도 15%를 차지. 담배는 절반가량이 ‘안피운다’고 답했으며 ‘하루 한갑’과 ‘하루 반갑’이 그 다음으로 자제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결혼 및 가정관

‘사랑과 일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를 묻는 구태의연한 질문에 대해 벤처기업가들의 과반수가 ‘일과 사랑이 똑같이 중요하다’고 현대적으로 답변했다. 다음으로는 ‘사랑이 중요하다’(25.5%), ‘일이 중요하다’(17.5%).

이들 중 미혼자(105명)를 대상으로 결혼 후 맞벌이 의사를 물은 결과 ‘맞벌이를 할 것’(67.6%)이라는 응답이 ‘하지 않을 것’(9.5%)이란 대답보다 7배 이상 많았다.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으로는 교사(24.0%)→상관없다(10.5%)→디자이너(9.5%)〓프로그래머(9.5%)→전문직(7.5%).

배우자 선택시 우선시 하는 조건(중복응답)으로는 성격(29.2%) 사랑(25.3%) 외모(16.7%) 를 많이 꼽았으며 집안환경(8.8%) 직업(7.3%) 경제력(5.7%) 학벌(3.5%)을 본다는 대답은 많지 않았다.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