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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車채권단 매각협상 결렬위기

입력 | 2000-03-17 19:31:00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프랑스 자동차업체인 르노사간의 삼성차 매각협상이 7000억원이 넘는 가격차로 사실상 결렬 위기에 처했다.

채권단은 르노와의 배타적 협상시한인 이달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국제입찰을 통해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 경우 현대자동차도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삼성차 처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채권단을 대표해 협상을 진행중인 한빛은행에 따르면 최근 가진 1차 협상에서 르노는 삼성차 인수대금으로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제시했으며 이마저도 현금으로 5000만달러(약 560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향후 18년 동안 분할 상환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한빛은행 고위 관계자는 “르노의 제안가격을 현재가치로 평가하면 1500억원밖에 안된다”며 “법원이 평가한 존속가치도 1조2000억원이나 되는데 한마디로 삼성차를 헐값에 거저먹겠다는 것”이라고 흥분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가격은 적어도 8억달러(약 9000억원)는 돼야 하고 이것도 일시불로 줘야 한다”며 “르노가 2차 협상에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경우 협상을 결렬시키고 예정대로 국제입찰을 통해 매각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결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국제입찰로 갈 경우 과연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할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르노협상이 결렬될 경우 삼성차 문제는 또다시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에서는 국제입찰로 갈 경우 현대차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삼성차 처리가 국내 자동차산업 역학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