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은 다이애나 전 영국왕세자비의 2주기를 이틀 앞두고 29일 영국 스코틀랜드 밸모럴성 부근 크라티 교회에서 추모 예배를 가졌다. 다이애나는 97년 8월31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요절했다.
추모 예배에는 남편이던 찰스 왕세자, 엘리자베스2세 여왕 등 왕실 일가가 모두 모였다. 다이애나의 두 아들인 윌리엄왕자(17)와 해리왕자(14)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듯 예배 내내 침울한 표정이었다.
다이애나의 친정가족들은 이날 다른 스코틀랜드 교회에서 별도로 추모예배를 가졌다.
한편 프랑스 사법당국은 다이애나의 2주기를 계기로 2년에 걸친 사고수사를 종결지을 계획이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지가 입수해 29일 공개한 28쪽짜리 프랑스 검찰의 보고서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암살 기도 주장을 근거가 없는 것으로 일축하고 있다. 에르브 스테판판사는 31일 열리는 심리에서 술에 취한 운전사가 고속으로 운전하다 통제력을 잃어 발생한 사고라는 검찰 보고서를 인정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집트 부호 도디 파예드의 부친 모하메드 알 파예드는 다이애나가 아랍인과 결혼하는 것을 싫어한 왕실을 비롯한 영국 보수층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사건을 일으켰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수사를 요구했었다. 다이애나의 애인이던 파예드도 다이애나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숨졌다.
프랑스 경찰은 7월5일 수사를 종료하고 수사결과를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다이애나와 도디가 사건 당일 아침 파리 르부르제공항에 도착해 파리시내 리츠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벤츠 승용차를 타고 외출할 때까지 이들을 줄곧 추적하던 프리랜서 사진사(파파라치) 9명과 오토바이 운전자 1명에 대한 혐의를 16일 기각했다.
검찰은 이들이 사고를 유발했다고 보고 살인혐의와 응급환자 방치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파리시내 알마광장 지하차도 입구에는 매일 수십개의 꽃다발이 새로 놓여지고 관광객이 몰려드는 등 2주기를 맞아 다이애나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