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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줄고 창업 늘어난다…경기회복세 기업자금 호전

입력 | 1999-05-14 19:31:00


금리하락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4월중 하루평균 부도업체 수가 9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신설법인 수는 최근의 창업열기를 반영, 계속 증가세를 유지해 부도법인 수에 대한 신설법인 수의 비율이 9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4월 한달간 부도를 낸 업체(당좌거래 정지 기준)는 5백91개로 전월(7백4곳)보다 1백13개 줄었다.

이는 2월의 5백56곳보다 다소 많지만 당시 설 연휴가 낀 점을 감안하면 하루평균 기준으로는 훨씬 낮은 숫자. 4월중 하루평균 부도업체 수는 23.6개로 91년 9월(22.5곳) 이후 7년7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한은은 “작년에 극심한 불황을 거치면서 한계 상태에 이른 기업은 대부분 망한 상태”라며 “경기가 풀리고 있는데다 기업자금 사정도 상당히 호전되고 있어 부도업체 수는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 대출은 올 2∼3월을 고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한미은행 김영동(金榮東)이사는 “연초까지만 해도 기업대출이 마이너스 상태였는데 3월부터 새로 돈을 빌려가는 업체들이 늘기 시작해 한미은행의 경우 4월에는 신규대출액이 3천억원을 넘었다”고 말했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수원 등 7대 도시의 4월중 신설법인수는 2천4백38곳으로 3월(2천5백72곳)에 이어 계속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망하는 업체는 줄고 새로 창업하는 업체는 늘어나면서 부도법인 수에 대한 신설법인 수의 비율은 한은이 관련통계를 작성한 9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11.2를 기록했다. 회사가 한 개 망할 때 11.2개의 회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는 의미다.

4월중 어음부도율(금액기준)은 0.20%로 전달의 0.11%보다 배 가까이 뛰었지만 대한종금 성원건설 등 성원계열의 부도액을 빼면 3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20%로 전월보다 0.12% 포인트 오른 반면 지방은 0.35%에서 0.23%로 떨어졌다. 지방의 어음부도율은 91년 6월(0.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