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반도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현대전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현대전자는 15일 미국내 자회사인 칩팩을 미국 베인캐피털과 씨티코어벤처캐피털이 주도하는 투자자그룹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매각금액은 현금과 주식, 부채 탕감 등을 합해 총 5억5천만달러 규모. 매각과 함께 칩팩의 자본금 1억7천만달러를 1억달러로 감자(減資)한 후 투자자그룹이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현대전자가 10%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칩팩 매각은 지난해 현대의 심비오스로직 매각(7억6천만달러)에 이어 국내 정보통신업체의 해외 매각건 가운데 두번째로 큰 규모.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지난해 연말 이후 자회사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약 1조6천5백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전자는 반도체 빅딜 발표후 국내외에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지난달 하드디스크를 생산하는 미국내 자회사 맥스터의 유상증자를 실시, 약 3억6백만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인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에 앞서 현대전자 본사는 지난해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 올해 1월까지 총 6천5백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심비오스 매각과 맥스터의 나스닥 상장 등으로 지난해 총 2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으며 이번 칩팩 매각으로 올해 15억5천만달러의 외자유치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칩팩은 현대전자가 97년말 설립해 지난해 7월 분리 독립시킨 반도체 조립 테스트 전문기업으로 국내 이천과 중국 상하이(上海)에 공장을 갖고 있다. 칩팩은 아남반도체 대만ASE 등과 함께 반도체 조립 분야에서 세계 3위 안에 드는 업체로 3천5백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