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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여야4당 표정]「승리」장담속 돌발변수 촉각

입력 | 1998-06-04 20:23:00


여야 각 당은 6·4지방선거 투표일인 4일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등 당 지도부는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친 뒤 오전에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집행위 간담회를 열어 선거결과에 따른 향후 정국 운영방향을 논의했다.

조대행은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6곳 중 4,5곳밖에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제1당으로서 치욕스런 결과로 국민의 신임을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갑(韓和甲)총무대행도 “‘6·4’지방선거도 지난해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뛰었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대행은 회의를 마친 뒤 당사에 남아 투표상황을 보고받았으며 한총무대행과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도 수도권 지역을 돌면서 선거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설훈(薛勳)기조위원장 이기문(李基文)상황실장 등은 당사에 계속 남아 돌발사고에 대비했다. 일반 당직자들도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친 뒤 전원 출근, 정상근무했다. 이들은 특히 경기도와 강원도지사 선거결과에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여론조사결과를 화제로 대화를 나눴다.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자민련 지도부는 이날 오후 들어 속속 당사에 도착, 지하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즉석 간담회를 갖고 선거 결과 등을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당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나라 경제를 망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 내려질 것” “최선을 다했으니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대전 충남북과 인천 등 4개 지역은 압승하고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한 강원 역시 결국은 이길 것이라고 당직자들은 입을 모았다. 기초단체장도 당초 목표치인 45곳을 넘어서 50곳 가까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한호선(韓灝鮮)강원지사 후보가 1위에 5∼6%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갑자기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언제 여론조사가 제대로 맞는 것 봤느냐”며 애써 자위했다.

○…한나라당은 투표율이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판까지 안간힘을 썼다.

조순(趙淳)총재와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은 당사 10층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 나와 전국의 투표상황을 점검하고 전국 지구당에 투표율 제고를 위한 활동을 벌이도록 긴급지시했다. 조총재와 서총장은 “부동층의 대부분은 우리당 지지자들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관건”이라며 “시간대별로 투표율을 점검하고 있지만 그다지 높지 않아 걱정”이라고 애를 태웠다.

지방에 머물고 있는 이한동(李漢東)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 이기택(李基澤)부총재와 서울담당인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은 각각 시도지부와 후보사무실 등을 방문, 당직자들을 격려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부총재들은 투표가 끝난 뒤 오후 8시경 당사에 모여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정국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

조총재와 부총재들은 “고생이 많았다”면서 악수하고 서로 노고를 치하했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텃밭인 부산의 안상영(安相英)시장후보가 무소속 김기재(金杞載)후보에게 개표 초반부터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기대를 걸었던 손학규(孫鶴圭)경기지사후보도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

○…국민신당은 이날 오전 이만섭(李萬燮)총재 주재로 여의도당사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6·4’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역설. 참석자들은 “지방선거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지역할거주의가 판친데다 후보자간 흑색선전과 비방공세가 기승을 부려 유권자들의 정치불신과 혐오감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 이들은 “선거결과를 본 뒤 정치의 근본과 외형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정치는 민심과 동떨어져 더이상 존재가치를 잃게 될 지 모른다”고 결론. 이총재는 “선거전이 지역구도로 치달은데 대해 각 당 지도부는 깊이 반성하고 동서화합이라는 큰 틀을 위한 개편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중앙선관위는 이날 투 개표가 별다른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자 안도하면서도 진행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만전을 기했다. 선관위는 이날 정부 과천청사 지하1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전국 1만6천1백61개 투표소의 투표진행 상황을 점검했고 시시각각 올라오는 투 개표율 현황을 자체 전산시스템으로 즉시 처리해 공개했다.

〈김차수·공종식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