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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안정-금리불안」기현상…달러 열흘만에 47원 내려

입력 | 1998-04-26 20:24:00


환율이 떨어지면 내려간다던 실세금리가 최근 환율의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르고 있다.

15일 1천4백13원(기준환율)을 기록했던 미국 달러화는 지난 열흘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25일 1천3백66원을 기록, 열흘만에 47원이 빠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17.80%에서 18.40%로 올라 오히려 0.60%포인트가 올랐다.

▼금리가 왜 오르나〓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 성공적으로 발행된데 힘입어 한때 시중 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정부의 금리인하 시도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림세가 주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금시장에 회사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채권매도 물량은 소량이지만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매수기관들이 매수시점을 계속 미루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채권값(유통수익률)이 떨어질(올라갈) 것을 예견하기 때문”이라며 “악재 투성이인 금융시장에서 금리를 낮추겠다는 정부의 립서비스를 믿을 시장 참가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구조조정으로 예상되는 자금난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의 둔화 △세계은행 등 선진국의 외화자금 지원 연기 등을 악재로 꼽았다.

▼콜금리 인하가 실세금리로 연결 안된다〓한국은행과 재경부는 환매채(RP)매매를 통해 금리인하 의지를 천명했다. 낙찰수익률이 낮아지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낮아진 RP금리는 콜금리에 영향을 미쳐 이달초 22%대에서 머물던 콜금리를 25일 20.20%까지 끌어내렸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여유자금을 기업이나 개인에 돌리지 않고 콜시장에서 금융기관끼리만 운용을 하면서 RP→콜→회사채 등으로 이어지는 금리메커니즘이 콜에서 멈추었다.

여기에 자금시장 불안요인이 가세해 한은과 재경부의 금리인하 정책의지가 시장으로 파급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립서비스〓최근 재경부 장차관은 번번이 금리인하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실세금리를 15%대까지 끌어내리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은 ‘금리가 인하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일뿐 곧 ‘금리 인하 여건이 갖춰졌다’는 말과 동의어는 아니다.

실제로 IMF에서는 ‘환율이 안정되면 금리인하를 검토하자’는 기존 입장에서 한치도 변동이 없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