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국제통화기금(IMF)이 만든 최대의 스타는 송강호(31)일게다.
지난해초 영화 ‘넘버3’가 개봉됐을 때만 해도 주인공 한석규 최민식에 가려있던 그가 IMF와 우연하게 때를 맞춘 비디오출시와 함께 두사람을 누르고 우뚝 서버렸다. 송강호가 강조한 ‘무대뽀’정신, 헝그리정신 때문이다.
“골키퍼 앞에 서면 말야. 헤이 가와구치, 너 골키퍼냐? 나 황선홍이다, 하는거야. 그리고 공을 딱 잡아. 그냥 드리블해가. 그럼 가와구치는 쫄게 돼있어. ‘무대뽀’!”
월드컵 축구판(版)‘무대뽀’정신이다. IMF위기도 ‘무대뽀’정신, 헝그리정신으로 깨부수기를 바라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가 송강호를 스타로 띄운 셈이다. 고교 졸업후 상경, 91년 연우무대의 ‘동승’을 통해 데뷔했다. 가난한 연극배우 생활 속에서도 연기로 돈벌고 인기얻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비언소’에 나왔다가 이창동씨의 눈에 띄어 ‘넘버3’에 출연하게 됐고 지난해 대종상 신인남우상과 청룡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광고모델 섭외도 부쩍 늘어 인기를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조용한 가족’에서 송강호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주먹보다 삽질이 먼저인 다혈질 청년으로 등장한다. “대사 전달능력과 인물 해석력이 뛰어나다”는 평도 있지만 ‘넘버3’를 능가하는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비판도 들린다. 그래도 그는 당당하다.
“늘 비슷한 연기를 보여주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듣지만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작품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