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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울산 교사들, 실직자 자녀에 장학금 지급

입력 | 1998-04-07 20:03:00


IMF한파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늘어나자 인천과 울산지역 교사들이 월급의 일부를 떼내 실직가정 자녀 등에게 장학금과 급식비를 지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 중구 전동의 인천여고(교장 이정용·李晶容) 교사 75명은 최근 가장이 실직해 수업료를 내지 못하는 제자들의 학비를 대신 납부해 주기로 했다.

교사월급도 곧 삭감될 예정이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되는 제자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부평공고(교장 김기곤·金奇坤)와 관교초등학교(교장 이규동·李奎東) 교사들도 이달부터 매월 1만원씩 모아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심식사를 못하는 학생이 교내매점에서 식사를 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여상(교장 김지웅·金知雄)교사들은 7일 오전 운동장에서 전교생 2천2백명이 모인 가운데 최근 아버지가 실직한 박모양(18·3년)과 소녀가장 이모양(16·1년) 등 3명에게 장학금 20만원씩을 전달했다.

이 학교 교사 90명은 지난달 중순 교무회의에서 “우리가 직접 불우학생을 돕자”고 결의, 월급날인 지난달 17일 1인당 1만원씩 냈으며 앞으로 매달 1만원씩 내기로 했다.

교사들은 다음달엔 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연간 40명의 학생을 도울 계획이다.

김지웅 교장은 “교사들이 제자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보고 아직도 우리사회에 ‘스승정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울산·인천〓정재락·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