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4〉
그 엄청난 보물의 주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알리바바는 뛸 듯이 기뻤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도둑들이 훔쳐 모은 재보를 이제 그가 훔쳐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는 곧 스스로에게 말했다.
“알리바바야! 망설일 것 없다. 이것은 너와 너의 가족들을 가난에서 면할 수 있게 하려는 신의 선물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양심의 가책도 어느 정도 잊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알리바바는 곧 커다란 빈 자루들을 들고 와 디나르 금화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짊어지고 복도 끝, 바위 문 입구까지 운반했다. 그런 다음 다시 돌아와 두번째 자루, 세번째 자루를 옮겨놓았다. 세 마리의 당나귀가 운반할 수 있을 만큼의 자루들을 옮겨놓은 그는 마침내 동굴 입구를 향해 소리쳤다.
“열려라, 참깨.”
그러자 거대한 바위 문은 즉시 열렸다. 알리바바는 입구까지 옮겨놓은 자루들을 서둘러 밖으로 들어냈다. 그런 다음 그는 허겁지겁 숲 속으로 달려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자신의 당나귀들을 끌고 왔다. 그리고 동굴 밖에 들어내놓은 자루들을 당나귀 등에다 실었다. 돈 자루를 실은 뒤에는 그 위에다 나뭇가지를 덮었다. 집에까지 가는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서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그는 열려 있는 바위 문을 향하여 소리쳤다.
“닫혀라, 참깨.”
그러자 바위 문은 소리도 없이 스르르 닫혀버렸다. 알리바바가 들어갔다 나왔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돈 자루를 가득히 실은 당나귀들을 끌고 알리바바는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나 신바람이 나 있었던 그는 집에 당도하자 자신의 집 대문을 향해서도 소리쳤다.
“열려라, 참깨.”
그러자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장난으로 해본 소리였는데, 안으로 잠겨 있던 자신의 집 대문마저도 저절로 열리는 게 아닌가? 바위문 앞에서 익힌 마법의 주문 덕분에 이제 알리바바는 세상의 어떤 문이라 할지라도 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알리바바는 세 마리의 당나귀를 이끌고 자신의 집 안마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다시 문을 돌아보며 말했다.
“닫혀라, 참깨.”
그러자 문은 저절로 닫히고 소리도 없이 빗장이 걸렸다. 그걸 보자 알리바바는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오! 이건 참 신통한 일이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마법을 익혀버렸어. 이제 나는 세상의 어떤 문도 말 한마디로 열게 되었어.”
이렇게 말한 알리바바는 당나귀 등에 실려 있는 짐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때 알리바바의 아내가 남편을 발견하고는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보, 어떻게 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내가 빗장을 걸어두었는데 말요. 그리고 그 자루에 든 건 다 뭐죠?”
그러자 알리바바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문이니 빗장이니 하는 따위는 묻지도 말고 어서 와서 날 좀 거들어주기나 해요. 이 자루들을 모두 집 안으로 들여놓아야겠으니 말요.”
그러자 그의 아내는 궁금증을 참고, 일단 남편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