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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66). 96년봄 뇌졸중으로 쓰러져 큰 고생을 했던 그가 지난해 여름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등 재기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오랜만에 한국팬들을 만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이 17∼29일 마련하는 백남준전. 최근 몇년새 국제적인 아트페어에 출품했던 근작 30여점이 전시된다.
TV 몇대를 묶어 여기저기 김소월의 시를 쓴 ‘김소월’, 옛가구안을 뜯어내고 그곳에 TV모니터와 네온관을 넣은 ‘콤비네이션 캐비닛’, 두대의 TV모니터와 불상을 나란히 세운 ‘스노 앤드 포그 부다’…. 비디오예술이 만들어 내는 무궁무진한 세계를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는 기회.
백남준의 뛰어난 점은 작가에서 관람자로 가는 일방통행적 예술을 양자간 상호소통의 예술로 바꾸었다는 점이다. 또 테크놀러지의 온갖 기교를 예술의 무대에 담아 시각화한 점, 음악을 ‘듣는’ 개념으로부터 ‘보는’ 개념으로 치환했다는 점 등도 의미가 있다.
요즘 그는 레이저 아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1년부터 서울과 평양, 상하이와 도쿄를 순회하는 대형전시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해인사에 설치할 비디오아트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서울전시에 그는 오지 못한다. 병마를 떨치고 일어섰지만 아직도 그는 걷는 연습을 하고 있다.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