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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듣는 가로등」 등장…점멸-고장 원격관리

입력 | 1998-03-11 07:31:00


‘1―17―003.’ 가로등을 관리하는 공무원의 무선호출기(삐삐)가 울리며 숫자가 나타난다. 1번 주(主)제어장치의 17번째 가로등이 고장났다는 연락. 그러나 이 삐삐는 사람이 보낸 게 아니다. 고장난 가로등이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제 ‘똑똑한 가로등’이 등장했다.

시그널정보통신은 10일 전력선으로 신호를 보내 가로등을 자유자재로 점멸할 수 있는 원격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서울 도봉구에 시범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원격관리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가로등을 마음대로 골라 켰다 끌 수 있다는 점. 우범지역은 환하게 밝히고 대신 불야성을 이루는 도심은 3분의1 또는 4분의 1만 켤 수도 있다.

또 특정지역에 짙은 안개가 낄 경우 아침이라 해도 그 지역만 일시적으로 가로등을 켠다. 에너지 절감과 교통사고 예방의 이중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서울에 설치된 10만2천개의 가로등은 정해진 시간에 일시에 켜지고 꺼지는 단순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 고장도 직접 현장을 둘러봐야 파악할 수 있다.

시그널정보통신은 이 시스템에 ‘전력선 통신’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가로등의 △켜짐 △꺼짐 △고장 등 3가지 상태가 24시간 통제실 컴퓨터로 전송돼 가로등 관리자는 앉아서 모든 것을 조종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서 가로등을 켜고 끌 수 있도록 할 경우 소비전력을 10%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02―517―3355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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