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은 5일 “앞으로 주요 경제정책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결정한다”며 “경제장관회의는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처럼 김대통령의 정책결정을 보좌한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은 경제부처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좋은 정책을 내놓기를 원하고 있다”며 “정부운영에 기업경영 원리를 도입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재벌개혁에 대해 “재벌경영개선은 은행이 앞장서야 한다”며 “대출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정부가 모두 재벌개혁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며 “이미 제시된 해법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합재무제표를 99회계연도부터 적용하기로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예컨대 1년만 더 늦추자는 식으로 재벌 로비가 들어오더라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고 쐐기를 박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과 저성장을 이유로 개혁을 좌절시키려는 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장관은 이날 대우 김우중(金宇中)회장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모터쇼 행사장에서 대기업의 입장에서 정부가 대기업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고 한 발언을 일축했다.
이장관은 “대기업정책은 IMF와의 합의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국제신인도를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규진기자〉